◎케이블업체 칸 방송프로견본시서 50만불 수출 가계약/KBS 등 공중파사는 판매보다 오락물 수입 열올려 ‘눈총’한국영상물이 국제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크게 열었다. 16일 프랑스의 휴양도시 칸의 펠레 데 페스티벌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내린 국제방송프로그램견본시(MIP―TV)에서 처음으로 프로그램 판매에 나선 국내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사(PP)는 약 50만달러의 가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예상 외의 성과를 거뒀다.
국제방송프로그램견본시는 미국의 TV프로그램 견본시(NATPE)와 함께 세계 영상물 교역시장의 양대산맥을 이룬다. 각국의 공중파와 위성, 케이블방송사와 독립프로덕션들이 프로그램을 매매하는 자리로 올 34회 행사에는 전세계 100여개국 1,071개 방송사가 460여개의 부스를 설치,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였다.
한국에서도 케이블TV방송협회와 8개 프로그램공급사(PP)들이 공동으로 부스를 마련, 처음으로 프로그램 판매에 나섰다.
아리랑이 「씨름」 등 9편, DCN이 영화 「꽃잎」 등 10편, m.net가 「뮤직 파워」 등 6편을 내놓았으며 캐치원은 영화 「세친구」 등 5편, 투니버스가 만화영화 「라첸카」 등 3편, KMTV가 「쇼, 뮤직탱크」 등 7편을 들고 나왔다. 또 HBS는 「작은 영웅들」 등 10편, Q채널이 「아시아리포트」를 포함해 7편을 내놓아 모두 57편이 국제무대에 출전한 셈이다.
8개 PP에서 나온 20명의 직원들은 하루 10명 이상의 바이어를 만나면서 우리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그러나 국제시장 진출을 위한 기초작업인 영어자막이나 더빙처리 조차 안된 프로그램들도 내놓아 아쉬움을 주었다. 특히 참가 10년째를 맞은 KBS, MBC 등 공중파 방송사들은 프로그램 판매보다는 구입에만 비중을 두고 있는데다 개별적으로 참가한 케이블업체, PP사(프로그램 공급업체) 등이 다큐물, 교양물을 외면한 채 「수익성」 있는 오락프로그램에 너도나도 관심을 두는 바람에 가격을 올리는 잘못을 저질렀다.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각국에서는 세계 영상물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에 대항, 정체성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일본은 만화, 다큐프로 등 90개의 부스를 마련,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칸=박천호 기자>칸=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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