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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중고CD 교환판매점 디스크나인(문화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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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중고CD 교환판매점 디스크나인(문화전문점)

입력
1997.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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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것에 손색없는 음반이 시중가의 절반에/아는 사람만 아는 마니아들의 명소광화문 옛 서울고등학교 앞 도로 건너편에는 아직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중고CD 판매점 「디스크나인」이 있다. 겉모습이 평범하다 못해 허름하기까지 한 「디스크나인」은 그러나 음악 마니아에게는 널리 알려진 명소다. 자신의 중고CD를 들고와서 약간의 돈만 내면 새 CD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이 자리에서 LP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던 주인 구덕현(36)씨의 중고 CD교환판매는 아주 우연하게 시작됐다. 구씨는 『CD가 대중적으로 보급되던 91년께 CD를 되사달라는 단골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이 때 CD가 LP와는 달리 반영구적이라는 점에 힌트를 얻어 중고CD 판매를 전문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품질면에서도 새 것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중고CD를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94년부터 전문점으로 자리를 잡았다. 손님 한 명이 두 명을 데려오고 두 명이 네 명을 데려 오는 식이었다. 「디스크나인」을 찾는 사람들은 대학생이나 직장인이 대부분이다. 음악의 여러 장르를 섭렵하려는 마니아들이나 취향이 바뀌면서 즐겨듣던 음악에 싫증을 느껴 새로운 장르로 바꾸려는 사람들이다.

이 곳에서 취급하는 CD는 대개 팝, 록, 메탈, 포크 등이며 1,000∼4,000원에 사서 3,000∼8,000원에 판다. 보통 국산CD가 8,000∼1만2,000원 정도니까 거의 반 값에 CD를 살 수 있는 셈이다. 구씨는 그러나 중고CD전문점으로 발전하는데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지 않는다는 것. 구씨는 『하루 평균 중고CD를 팔러오는 사람이 2∼3명이면 사러오는 사람은 10배 정도인 20∼30명이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 때 1,000장을 넘었던 재고는 요즘 300여장으로 줄어들었다. 구씨는 문제 해결을 위해 PC통신망을 이용, 중고 CD매입을 홍보하고 매입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구씨는 『음악적 소양을 높이는 길은 다양한 음악을 접하는 방법 밖에 없다』며 『음악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음악수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디스크나인」은 이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건물이 헐리게 돼 4월말이나 5월초 6년의 역사를 마감하고 마포구 합정동 홀트아동복지회관 건너편으로 옮기게 된다.<서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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