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의 망명은 북한 내부의 체제개편 시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우선 그의 망명 신청이후 북한 권력층내의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확인내지는 감지됐다.
직접적인 여파로 현준극 당국제부장이 해임됐고 후임에 김양건이 임명됐으며 황비서가 겸임했던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 자리는 외교부의 실세 1부부장 강석주가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덕수 등 국제주체사상연구소내 그의 심복들도 대부분 해임됐고 황비서와 함께 망명한 김덕홍이 총사장이었던 여광무역도 활동을 중단했다.
주체사상 역시 붉은기사상으로 대체되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 붉은기사상은 김정일의 권력세습을 위해 창안 됐는데 북한은 황비서의 망명에 대한 입장을 이 사상을 통해 표명했다. 북한의 매체들은 황비서의 망명후 붉은기사상과 혁명가요 「적기가」를 인용, 『변절자는 갈테면 가라』고 주장했다.
또 공교롭게도 황비서가 지난 2월12일 망명의사를 밝힌 뒤 잇달아 강성산 정무원 총리가 해임되고 인민무력부장이었던 최광과 1부부장 김광진 등 군 최고 수뇌부가 사망했다.
요직인 당군사부장이었던 차수 이하일이 퇴진했으며 김정일은 해군사령관 김일철을 인민무력부 1부부장에 보임하고 장성급 인사 123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정무원쪽에서도 대외경제협력추진위의 김정우가 실각하고 김문성이 후임 위원장으로 부각하는 등 기존의 대외경협 채널이 교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북한의 인사이동이 김정일의 권력 승계를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 돼온 것이나 황비서의 망명이 내부단속 강화 차원에서 가속화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북한에서 황비서의 망명은 핵심계층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것이 북한을 방문했던 소식통들의 얘기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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