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독극물오염 등 시전역 ‘만신창이’터키 서부에 있는 인구 30만명의 소도시 베르가마. 고대 그리스인이 건설했고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정복하기도 했던 이 도시는 지난 3,000여년 동안 거듭된 수많은 전쟁과 풍파에도 불구, 고색창연한 역사적 유적이 가득한 곳이다.
그러나 5개월전 프랑스의 유로골드라는 회사가 터키정부의 허가를 받아 금광을 개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도시의 정적은 깨지고 말았다. 다이너마이트의 폭발음과 포크레인 등 중장비의 굉음이 곳곳에서 진동했다. 유로골드는 금광 인근지역 나무 2,500여그루를 베고 커다란 구덩이를 파는가 하면 금을 채취하기 위해 독성 화학물질인 시안화물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되자 세파 타스킨 시장을 비롯한 시민들이 금광개발을 저지하고 나섰다. 이들은 금광이 개발됨으로써 당장 벌게될 돈보다는 자신들이 살다가 후손에 물려줄 고향땅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반대운동이 확산되자 유로골드측은 금광개발이 되면 시민들에게 상당한 물질적 혜택이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환경보호 열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타스킨 시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슐레이만 데미렐 대통령 등 정부 고위관리들이 금광개발을 허용한 이전의 결단을 취소하길 희망하고 있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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