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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서울 왔다­「정보 보따리」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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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서울 왔다­「정보 보따리」 관심 집중

입력
1997.04.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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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 등 특급기밀 “보고”/김정일 승계일정·권력투쟁실상 드러날듯/남한내 친북세력 실체파악 주목/북·중 국경비밀협정 밝혀질수도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가 서울에 안착함으로써 그가 풀어놓을 대북정보 보따리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체사상의 대부, 김정일의 스승, 최고인민회의의장(우리의 국회의장격)을 3차례나 역임한 거물인 그가 털어놓을 북한의 최고기밀들이 실로 막대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황비서는 80년부터 17년동안이나 노동당 비서국에서 사상 및 국제담당 비서로 일했다. 비서국은 북한의 대내외 중요정책을 입안·결정하는 핵심기구로, 국가의 중요 현안이 비서들간의 토론으로 결정된다. 황비서는 본업인 대외·대남정책은 물론, 핵무기 개발현황, 권력투쟁 및 식량난실태 등의 실상에 접근해 있다고 봐야 한다.

◇북한 핵 현황:황장엽은 80년대 러시아제 원자력발전설비 및 핵무기개발을 위한 기술도입에 참여했고 90년대초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을 맡아 대미핵협상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쇄적인 북한군부의 특성상,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나 군최고수뇌부가 아닌한 핵무기의 개발 및 보유현황을 정확히 알 수는 없겠지만 황장엽 정도되면 윤곽정도는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국과 미국 등이 북한의 핵개발 포기 대가로 대북경수로 지원사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사실이 드러날 경우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는 격변을 맞을 수도 있다.

◇북한권력층 동향:강성산 총리의 실각, 연형묵 김달현의 정무원 정·부총리 재기용설 등 최근 권부내의 잇단 변화, 권력투쟁의 실상, 김정일의 권력승계일정, 지도노선, 국가발전계획 등이 황장엽의 입을 통해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황장엽은 60년대 북한 최고의 엘리트양성기관인 김일성종합대 총장을 역임해 김정일을 비롯,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인 장성택 등 북한 실세그룹들이 대부분 제자들이다. 김정일을 떠받치는 북한 권력층의 면면과 나이든 혁명1세대들의 근황이 베일을 벗을 수도 있다.

◇대외·대남정책:황장엽은 84년부터 조국통일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아 선전차원의 대남사업을 지휘해 왔다. 고정간첩 등 친북세력의 실상, 북한의 대남전략 전술의 변화추이를 잘알고 있다. 남한내 간첩들의 명단을 속속들이 알수는 없겠지만 거물급이나 핵심 요원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또 한국망명을 시도하면서 자신의 안전을 위해 남한내 고첩명단을 알아 보았을 가능성도 적지않다. 70년대 한민통사건이나 89년 서경원 전 평민당의원 밀입북사건, 92년 이선실간첩사건의 진상이 황장엽의 진술로 실체를 드러낼 수도 있다.

◇북·중 국경문제: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의 경계획정에 관한 북중비밀협정의 내용도 관심거리. 이는 남북이 통일될 경우 한중간 국경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북한과 중국은 60년초 국경문제로 갈등을 빚자 비밀교섭을 통해 백두산 천지주변의 9개 봉우리를 중국에, 6개는 북한측에 귀속시키는 국경선을 그었다. 그러나 조약문이나 교섭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천지수면의 경계선도 불명확하다. 김일성과 중국 국무원총리였던 저우언라이(주은래)가 직접 나서 타결 지었다는 비밀교섭에 대해 김일성의 핵심측근이었고 중국통인 황비서의 대답이 기대된다.

◇식량난 실태:『하루에 1백여명씩 굶어죽는다』 『외부에 알려진 것만큼 심하지 않다』는 상반된 정보속에 북한당국이 제시하는 올해부족분 2백30만톤이 타당한지 여부, 군량미 비축실태, 배급현황 등도 궁금한 부분이다. 황장엽은 망명직전까지 주민들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 중국과 일본 등으로 동분서주한 만큼 북한경제실상에 대해 누구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봐야한다.<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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