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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북 뜻밖의 연결고리 작용/황장엽 서울행과 한반도 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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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북 뜻밖의 연결고리 작용/황장엽 서울행과 한반도 정세

입력
1997.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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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지원 맞물려 긴장국면 상당히 해소/“당국간 의미있는 조율” 관계개선 전망도황장엽 북한노동당비서의 서울도착은 4자회담을 비롯한 한반도 외교현안에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줄 것 같다. 한때 남북간 황비서 망명문제 처리를 둘러싸고 긴장국면을 맞았으나 황비서가 서울에 도착함으로써 「황비서 변수」가 완결됐기 때문이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한 대북식량지원이 가속화하고 남북현안과 북·미관계 등도 풀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 같다.

사건발생 초기 대부분 전문가들은 황비서 망명이 북한을 위축시켜 긴장과 대화단절로 치달을 것을 우려했다. 황비서 망명이 사전정지과정을 거쳤음을 간과한 진단이었다. 망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남북간에 의미있는 사전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4자회담 및 남북-북·미관계가 긍정적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음미해 볼 대목이다.

뉴욕채널을 통한 북·미접촉이 빈번해졌고, 이에 호응하듯 한미는 황비서 망명협상을 공전으로 몰고간 덩샤오핑(등소평) 사망 다음날인 20일 각각 6백만달러와 1천만달러의 대북식량지원금을 세계식량계획(WFP)에 기탁했다. 마침내 북한은 다음날인 21일 4자회담 공동설명회 참석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한적의 12차 대북지원계획 발표가 뒤를 이었고,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제7차 부지조사단의 방북일정이 발표됐다.

황비서 망명이 3월5일 뉴욕 공동설명회를 고비로 4자회담을 향한 한미의 이해와 시급한 식량지원을 원하는 북한측의 이해를 접속하는 뜻밖의 고리로 작용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무엇보다도 자칫 급속한 체제위기로까지 비화될 수 있는 황비서 망명의 확대보다 식량확보쪽으로 눈을 돌린 북한의 어쩔 수 없는 현실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황비서가 필리핀에 머물렀던 한달여 동안에도 4자회담과 남북-북·미관계는 잘 풀려 나갔다. 곡물 10만톤 지원을 목표로한 세계식량계획(WFP)이 목표량을 20만톤으로 늘려 잡았고 우리 정부는 민간차원의 대북 쌀지원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황비서 서울 도착 후 4자회담이나 남북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북·미가 3자 준고위급협의에 이어 18일 북·미준고위급회담을 별도로 열어 연락사무소, 미군유해송환, 미사일, 대북경제제재완화 등 양자 현안을 논의키로 한 점도 황비서 서울 도착에 영향을 받을지도 모르는 협의구도에 대한 안전핀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황비서 문제는 향후 외교현안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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