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서… 외압 의혹/“정권부담·금융계 마비” 이유한보사건 수사 축소를 지시하는 내용의 메모가 대검 중수부에서 발견돼 외압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서울방송에 따르면 이 메모는 한보사건수사와 관련해 ▲전직 경제수석의 사법처리 불가 ▲은행장들에 대한 배임혐의 처벌 불가를 강도높게 요구하는 내용 등으로 돼 있다. 메모에서 거론된 전·현직 청와대 경제수석은 한이헌·이석채씨를, 은행장들은 이형구·김시형 전·현 산업은행총재, 장명선 외환은행장 등을 지목하는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2면>관련기사>
이 메모는 이같은 요구의 이유로 『총무수석(홍인길)이 구속된 상황에서 전직 경제수석들까지 사법처리하는 것은 정권차원의 부담이 된다』는 것과 『더 이상의 은행장들이 배임혐의 등으로 사법처리될 경우 금융계가 마비될 것』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이같은 내용으로 미루어 이 메모는 최근 대검 관계자가 정치권 등의 고위관계자와의 통화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일단 추정되고 있으나 검찰 수뇌부가 수사실무팀과 수사방침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메모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메모는 이에따라 『검찰이 다른 일로 국면전환을 꾀하는 한이 있더라도 은행장의 사법처리는 안되며 불구속입건도 안된다』고 강도높게 주문하고 있다.
가로 세로 6㎝의 메모용지 두장 앞 뒷면에 씌어진 내용중에는 또 『검찰도 국가의 일부분』 『(나는) 누구보다도 검찰을 아끼는 사람… 이렇게 얘기할 때는 나를 믿어보라』는 등의 설득조의 내용과 『총장도 사표 마음대로 못낸다. 중수부장이 사표내면 혼자 스타 되겠다는 것이냐』 등 위압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심재륜 대검 중수부장은 『부임후 한번도 정치권과 통화를 한 적이 없고 메모한 적도 없다』며 『메모작성자와 작성 경위 등을 파악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메모내용이 보도되자 대검중수부는 자정이 넘도록 대책회의를 가졌다.<김승일 기자>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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