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갔다와서 보자” 태도 달라진 「좌장」/문 시장 “사과상자 받은사실 전혀 기억없다”17일 소환된 정치인들은 금품수수 여부에 대해 『검찰에서 밝히겠다』 『정치자금, 선거자금으로 받았다』며 대체로 시인했다.
○…상오 10시27분께 대검청사에 도착한 신한국당 서석재 의원은 가벼운 미소를 띤채 현관 앞에 대기중이던 신한국당 당직자 10여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등 상당히 여유있는 표정을 지었다. 서의원은 사진촬영을 위해 잠시 포즈를 취하면서 금품수수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갔다와서 보자』는 답변을 되풀이해 금품수수를 완강히 부인하던 지금까지의 태도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서의원은 95년 8월 총무처장관 재직시 「전직 대통령 4천억원 비자금설」과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은 적이 있어 대검청사와는 두번째 인연을 맺게 됐다.
○…상오 10시께 출두한 최두환 전 민주당의원은 『94년 후원금 명목으로 이용남 전 한보철강 사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금품수수 사실을 시인했다. 하오 2시께 도착한 이동호 전 내무장관은 『지난해 총선때 한보측으로부터 선거자금을 지원받았다』며 『구체적인 액수는 검찰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하오 2시께 소환된 문정수 부산시장은 25시간가량 조사받은 뒤 17일 하오 3시께 귀가, 지금까지 소환된 정치인중 최장시간 조사기록을 남겼다. 문부산시장은 이날 밤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95년 6월초 한보직원이 정태수 총회장의 안부를 전하러 왔다고 집으로 찾아와 선거업무를 도와주던 형 정덕씨의 안내로 만난 사실은 어렴풋이 기억하나 사과상자를 받은 사실은 전혀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문시장은 또 『형이 당시 사과상자를 자신이 받아 선거자금으로 사용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 3시30분께 귀가한 신한국당 노승우 의원은 금품수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이에앞서 새벽 2시25분께 11층 조사실에서 내려오던 김종국 한보전재정본부장은 『누구와 대질신문을 받았느냐」 「무슨 조사를 받았느냐」는 등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고 호송관들에게 『이게 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신한국당 황명수 전 의원은 17일 검찰의 소환에 대해 『뭐라고 할말이 없다』며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황 전의원은 한보로부터 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나중에 얘기하자』며 더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한편 나웅배 전 경제부총리는 이날 밤늦게까지 논현동 자택에 귀가하지 않았다. 그의 측근은 『검찰에 출두한 뒤 진상이 밝혀지지 않겠느냐』고만 말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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