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저항 결과” 평가/“광주사태 책임자 규명 안돼/사죄·참회없인 사면 안될말”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세운 12·12 및 5·18사건과 비자금사건 재판이 17일 두 피고인에 대한 유죄판결로 끝을 맺자 시민들은 역사의 당연한 귀결이자 민주화를 향한 국민적 저항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대법원 판결에 맞춰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사면설과 관련, 재판과정에서 진실을 호도하고 내란과 반란의 정당성만 주장해 온 피고인들이 반성과 사죄를 하지않는 한 사면은 있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대 김진균(사회학) 교수는 『전·노씨의 유죄확정은 12·12와 5·18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해 온 국민적 저항의 성과』라며 『그러나 신군부의 불법적인 정권탈취과정, 광주사태 책임자 등이 규명되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대 한인섭(형법) 교수는 『대법원 판결은 과거청산에 어느 정도 접근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그러나 박준병 피고인에 대한 무죄판결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오세훈 변호사는 『이번 재판은 12·12와 5·18사건의 실체를 벗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의외로 많은 부분이 밝혀지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며 『전·노씨 등이 반성도 하지않는데 재판이 끝났다고 사면하면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손봉호·서울대 교수)은 『재판부가 성공한 쿠데타도 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그러나 정부 여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사면·복권 주장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K그룹 기획실에 근무하는 고경구(30)씨는 『현대사의 큰 줄기를 오염시켜 국민에게 고통을 준 두 사람에 대한 법집행은 법원 판단과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한다』며 『사면은 국민 패배감을 증폭시킬 것인 만큼 공정한 법집행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부 정현숙(38·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씨는 『국가적 치욕 재판이 끝나 후련하다』며 『한보비리사건, 김현철씨 비리의혹사건도 하루빨리 마무리돼 사회와 경제가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시민들은 『전·노씨 사면은 5월 영령들을 두번 죽이는 것으로 역사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전남대 5·18연구소장 송기숙 교수는 『내란종료시점이 비상계엄령 해제일인 81년 1월24일로 확정됨으로써 피고인들에 대한 추가기소는 물론 5·18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기회가 사실상 무산됐다』고 말했다.<윤순환·안경호·김정곤 기자>윤순환·안경호·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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