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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인사 74명 농락한 중졸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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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인사 74명 농락한 중졸 사기꾼

입력
1997.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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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단체 만들어 「자랑스런 한국인상」 시상/의원·대학총장 등 표창위원 위촉 배경 활용/전과 15범… 경찰청장에 “상주겠다” 되레 덜미전·현직 국회의원, 대학총장, 정부투자기관장 등 지도층 인사 74명이 중졸 사기꾼의 사기에 놀아난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청이 17일 상습 사기혐의로 구속한 홍성오(49)씨는 95년 11월 「대한민국 자랑스런 한국인상 표창위원회」 「대한민국 모범청소년 표창위원회」라는 유령단체를 설립한 뒤 모지방대학 A총장에게 접근했다. 자신을 「국제라이온스클럽 한국A지구 송설클럽 회장」이라고 소개한 홍씨는 『한국을 빛낸 사람과 모범적인 청소년을 표창하는 단체를 설립했는데 표창위원으로 참여해달라』고 부탁, 승낙을 받았다. 홍씨는 A총장이 위원으로 참가한다는 사실을 내세워 사회지도층 인사들을 접촉, 74명의 표창위원을 확보했다. 위원 참여 인사들은 대학총장 30명, 전·현직 국회의원 3명, 은행장 3명, 정부투자기관장 20명, 공공단체장 10명, 기업가 2명, 문화예술인 3명 등이다. 한보사건으로 구속된 신한국당 홍인길 의원도 표창위원이다.

홍씨는 위원회 사무총장으로 행세하며 호텔 등에서 「자랑스런 한국인상」시상식을 거창하게 치렀고 그때마다 언론에 행사내용과 수상자 등의 자료를 배포했다. 지금까지 이 상을 받은 인사들은 전 국회부의장 L씨, 국회의원 L씨, 군장성 P씨, 재벌그룹 회장 P씨와 J씨, 체육인 H씨, 연예인 K씨 등.

홍씨는 3월 모대학 B총장을 총재로 추대한 뒤 불우청소년에게 학습교재를 무료로 나눠주겠다며 4천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1월에는 불우청소년에게 무료배포하겠다며 D학원 원장으로부터 학습지를 넘겨받아 이를 컴퓨터통신망에 게재, 초·중·고생 1백44명으로부터 이용료 명목으로 4백여만원을 받았다. 또 PC통신 과외사업 동업자를 구한다며 화가 구모(39·여)씨로부터 9천만원을 받는 등 지금까지 11명으로부터 1억7천만원을 받아 챙겼다. B총장은 홍씨의 꾐에 속아 4천만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제공했다.

홍씨는 3월초 황용하 경찰청장에게 『상을 주겠다』며 신상자료를 보내달라는 서류를 보냈다가 수상히 여긴 황청장의 수사지시로 꼬리를 잡혔다. 홍씨는 사기 등 전과 15범이다.<이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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