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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판 워터게이트’ 파문/네탄야후 ‘위기’/경찰,기소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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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판 워터게이트’ 파문/네탄야후 ‘위기’/경찰,기소 요청

입력
1997.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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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 온 스캔들」은 끝내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의 무덤이 될 것인가.이스라엘 경찰이 16일 법무장관 지명을 둘러싼 직무상 배임 및 사기혐의로 네탄야후(47) 총리의 기소를 요청하면서 이스라엘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형사소추권을 지닌 검찰이 경찰의 건의를 받아들여 공식 기소할 경우 네탄야후의 총리생명은 10개월만에 끝장날 판국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형사소추를 받은 총리는 사임해야 하며 이에따라 다시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제1야당인 노동당을 비롯한 야권은 일제히 네탄야후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5월 선거에서 네탄야후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시몬 페레스 노동당당수는 집권 리쿠드당과의 거국내각 논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네탄야후의 침몰 가능성을 염두에 둔 페레스의 폭탄 선언이었다.

리쿠드당과 6개 군소정당으로 구성된 집권 연정도 파열음을 내고 있다. 그의 혐의가 확인될 경우 연정에 참여해 온 4개 정당이 탈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지어 리쿠드당소속 교통부장관도 사임의사를 표명했다. 총 120석의 크네셋(의회)의석중 66석을 차지, 과반수에서 6석의 우위로 집권해 온 연정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네탄야후측은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며 사임압력을 단호히 거부하고있다.

『이스라엘 경찰이 TV방송에 수사내용을 미리 흘리면서 여론을 이용, 총리에 대한 퇴진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게 네탄야후 측근들의 불만이다. 그의 「생사여탈권」은 이제 형사소추 여부를 결정할 에드나 아르벨(여) 검사의 손에 달려 있다. 아르벨은 앞으로 수일내 네탄야후 총리를 직접 조사한 뒤 소추여부를 공표할 계획이다. 물론 네탄야후의 기사회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설사 기소되더라도 그가 사상 첫 직선 총리라는 점을 고려, 종전처럼 대법원 판례를 적용해선 안된다는 법적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네탄야후의 정국장악력은 이미 현저히 약화했으며 이는 이스라엘정국의 지각변동은 물론 중동 평화협상의 추이에도 심대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사실이다.

◎‘바르 온 스캔들’이란/정치 뒷거래로 법무장관 임명

이스라엘판 워터게이트로 불리는 이 사건은 올 1월 법무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네탄야후 총리와 연정내 제2당인 샤스당의 당수 아리에 데리가 정치 밀약을 한 데서 비롯됐다. 네탄야후는 당시 헤브론 철군협정을 각의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캐스팅 보트를 쥔 데리의 지지가 절박했던 상황이었다. 반면 데리는 횡령 및 사기혐의로 기소돼 있던 처지였다.

데리는 자신의 유죄판결을 막기 위해 절친한 사이였던 우익 변호사 바르 온을 법무장관에 임명해 주도록 네탄야후에게 요구하며 반대급부로 헤브론 철군지지를 약속했다. 이같은 묵계에 따라 네탄야후는 바르 온을 법무장관에 임명했으나 반대여론에 부딪쳤고 이에 따라 바르 온은 12시간만에 사퇴했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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