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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뉴욕접촉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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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뉴욕접촉 이모저모

입력
1997.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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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먼저”“회담 먼저” 지루한 입씨름16일 뉴욕에서 열린 4자회담 공동설명회 후속협의회는 북한측이 4자회담에 대한 명시적인 답변을 유보한 가운데 18일 회의속개를 합의하는 선에서 일단 마무리됐다. 이는 북한측 요청에 따른 것이다. 우리측의 송영식 외무부 제1차관보, 미국의 찰스 카트만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북한의 김계관 외교부 부부장은 회의가 끝난 뒤 유엔 플라자 호텔 앞 가두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고무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회의는 오찬과 두차례의 휴식을 포함, 약 7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대표단들은 공식회의 외에도 비공식 사적대화를 통해 상호의중 탐색과 입장확인 작업을 계속 벌였다.

이날 회의는 마치 「식량회담」을 방불케 했다. 북한측이 회담참여 분위기조성을 위해 「선 식량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데 대해 한미 양국은 오히려 「선 회담참여」가 식량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설득을 벌였다. 한미는 특히 이같은 입장이 확고한 원칙임을 북한측에 분명히 인식시키는데 주력했다. 북한측은 식량사정의 절박함을 상세히 나열하며 『우리가 식량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4자회담에 나갈 경우 이는 함정에 빠지는 것이라고 보는 국내 반대세력이 있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같은 입씨름이 되풀이되는 지루한 회의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외양과는 별도로 북한측이 18일 속개될 회의에서는 예비회담 개최에 응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북한측은 이날 식량지원이 회담참석의 전제조건인지 여부를 묻는 한미양국의 집중확인에 대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공식회의중 4자회담 수락의 의미로 해석될 만한 표현을 여러군데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적대화 석상에서 한 북한대표는 우리측 대표가 『4자회담이 우리(한미)만 위한 것이냐. 받으려면 받고 말테면 말아라』고 뼈있는 농담을 건네자 『회의에 나온 것만으로도 노(No)는 아니지 않느냐』고 답하기도 했다. 우리측의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태도가 전에 비해 풀이 많이 꺾여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북한이 체면살리기 제스처를 어느 정도까지 구사할 것인지라는 게 한미관계자들의 시각이다.<뉴욕=조재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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