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50개·재계 총수들 총출동/수사기록 18만쪽,쌓으면 15m17일 상고심 선고를 끝으로 1년4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을 마감하는 12·12 및 5·18사건과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 비자금사건 재판은 「세기의 재판」답게 각종 진기록을 양산했다.
▲전직대통령 세명 한 법정에=헌정사상 처음으로 2명의 전직 대통령이 한 법정에 선데 이어 또 한명의 전직 대통령은 증인으로 구인됐다. 생존하는 전직대통령 3명이 모두 한 법정에 서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연출한 것. 항소심 11차 공판에 구인된 최규하 전 대통령은 『전직대통령이 재임중 행한 국정행위에 대해 증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증언은 물론 선서까지 거부했다.
▲별들의 재판=전·노 피고인을 포함, 이 사건 피고인 16명 전원이 군장성 출신으로 전역 당시 이들의 계급장에 있는 별을 모두 합칠 경우 50개에 달한다. 전·노 피고인 등 대장(별 4개)이 10명인 것을 비롯, 중장(별 3) 1명, 소장(별 2) 2명 그리고 준장(별 1)이 3명이다.
▲재계 거물급 총출동=12·12 및 5·18사건과 병합된 전·노씨 비자금 사건에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 등 재계 거물급들이 총출동했다.
▲형사재판으로는 최다공판=지난해 3월11일 1차공판을 시작으로 1심공판은 169일동안 28차례의 공판을 거쳤다. 여기에 각각 3차례 열린 전·노씨 비자금 공판을 포함하면 1심공판은 모두 34차례. 같은해 10월7일 시작된 항소심공판은 71일동안 12차례 열렸다. 또 비공개로 열린 상고심 심리가 7차례인 것을 비롯해 이날 선고공판까지 모두 8차례 열려 이 사건 공판은 1·2·3심을 모두 합쳐 53차례로 형사재판으로서는 최다공판 횟수를 기록했다.
▲최대분량의 판결문과 수사기록=1·2심 판결문 분량이 각각 A4용지로 400여쪽. 여기에 상고심 판결문 140여쪽을 합치면 판결문 분량만 모두 940여쪽에 달해 형사판결 사상 유례없는 최대 분량이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수사기록 역시 18만1,000여쪽으로 쌓아놓을 경우 15m, 늘어놓을 경우 50㎞가 넘는다.
▲이례적인 구두변론=국내 형사재판 관례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검찰과 변호인간의 구두변론이 진행됐다. 구두변론은 사건의 주요쟁점에 대해 검·변이 토론형식으로 신문과 변론 공방을 펼치는 것. 항소심 10차공판에서 실시된 구두변론에서 정승화 육참총장 연행, 비상계엄 확대 등의 쟁점을 놓고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증인도 최대규모=1심에서 증인 41명이 출석한 것을 비롯, 항소심에서 최규하 전 대통령 등 33명의 증인이 나와 모두 74명으로 단일사건 재판으로는 가장 많은 증인이 동원됐다.<이영태 기자>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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