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씨 사면론소환정국 맞물려 ‘대선변수’ 급부상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논의가 관심현안으로 등장하면서 「TK(대구·경북) 변수」라는 정치적 논제가 민감하게 부상하고 있다.
「TK 변수」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제기되는 배경에는 전직대통령의 사면문제 말고도 몇가지 요인들이 있다. 여권내 「TK 맹주」를 자임해온 신한국당 김윤환 고문의 정치적 타격, 그리고 TK출신(경북 칠곡) 이수성 고문의 출현과, 같은 지역 출신 김수한 국회의장의 사퇴 논란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여권의 난립형 경선구도와 12월 대선의 향배에 대한 갖가지 전망 등이 이른바 「TK 변수」의 중요성을 새삼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TK지역은 전통적으로 정치색이 강한 독특한 지역성향을 보여왔다. 과거 대선과정에서도 TK 표분석은 당연한 중심화제였다. 그러나 여권은 TK지역의 여론동향이 그동안 유리하지 못하게 누적돼 왔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최근 김영삼 대통령이 「TK 대부」로 통하는 신현확 전 총리를 만난 것도 비슷한 동기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TK출신인 김수한 의장에 대해 정치권 안팎의 사퇴 압력이 가중되는 것도 솔직히 여권에겐 부담이다. 김의장은 원래 TK출신이란 점이 감안돼 국회의장에 기용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김의장이 지난 16일 어려운 상황속에 「TK 고향」을 찾은 것도 그래서 더욱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신한국당의 경우 대선예비주자들의 일차적 관심사는 당내경선이다. 따라서 단순히 내부경선만을 염두에 둔다면 「TK 변수」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12월 본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TK 가치」를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여권핵심부가 소위 「TK 정서」를 끌어안기 위해 고심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두 전직대통령의 사면문제를 공론화 시키는 움직임은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사면조치는 김영삼 대통령의 결심여하에 달린 것이나 사면단행이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인식은 점차 확산돼 가고있다. 17일 여야3당 총무들이 「5월18일을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제정해 달라」는 건의문을 정부측에 보낸 것도 전직대통령의 사면조치에 앞선 정지작업의 일환이란 지적도 있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이뤄질 경우 전두환 전 대통령의 「TK중심 행보」는 당장 관심을 모을 것이다.
TK대표주자였던 김윤환 고문이 한보와 관련해 상처를 입고, 「TK 간판」을 새롭게 내건 이수성 고문이 부상하는 것도 「TK변수」를 새롭게 저울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17일 여의도에 개인사무실을 낸 이고문은 한보정국이 수그러드는 시점에서 보다 탄력적인 대선행보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신한국당 대선주자들 간의 「TK 공략」경쟁도 시간이 지날수록 치열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대표와 김윤환 고문의 공조체제유지여부, TK지역의 탄탄한 지지율을 기록해온 박찬종 고문의 「영남권 단합론」도 「TK 변수」를 예측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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