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완강태도 고수로 고민은 여전김영삼 대통령이 모처럼만에 힘차고 밝은 표정을 보였다. 최근 몇차례 공개행사에서 『시국상황 탓인지 어딘지 침울하고 힘이 없어 보인다』는 얘기를 듣던 김대통령은 16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여느 때 처럼 강한 어조로 『위기는 동시에 기회』라고 말했다. 극도의 정치적 곤경에 빠질 때마다 정면돌파를 다짐하며 되뇌던 표현이다.
특히 그동안 각종 건강이상설에 시달리던 손명순 여사도 매우 건강한 모습으로 기도회에 참석, 해외동포 등으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김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오늘의 어려움 앞에서 분노하고 허탈해 하며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있다』며 『그러나 고난이 아무리 크더라도 굴복하거나 좌절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지켜본 이한동 신한국당 상임고문은 『김대통령의 목소리에 다시 생기가 돌고 힘이 들어있다』며 『지난 5일 식목일 행사때 뵈었을 때보다 훨씬 보기 좋다』고 말했다.
설교나 기도에 나선 사람들 모두가 시국을 걱정한 탓인지 모임의 분위기는 숙연했다. 하지만 김대통령의 힘찬 모습은 김대통령이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대통령은 신현확·남덕우 전 국무총리 등 사회 각계 인사들과 꾸준히 접촉하면서 한보사태와 정치인수사 등 현안에 대한 수습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김대통령은 고뇌의 늪에서 완전히 빠져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철씨 문제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철씨가 아직 자신의 입장을 완강히 고수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현철씨의 태도가 사태해결을 대단히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철씨가 어려운 정국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자신의 입장을 빨리 정리해야 할 것으로 본다』며 『김대통령도 이 점에 대한 고민이 큰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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