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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여명사상 수십만명 외곽소개/사우디 회교성지 화재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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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여명사상 수십만명 외곽소개/사우디 회교성지 화재 참사

입력
1997.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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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미나 UPI AFP=연합】 전세계 200여만명의 순례자들이 운집한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외곽 미나 야영지에서 15일 화재가 발생, 250명이 숨지고 2,000명이 부상했다.이날 불은 국가별로 구획된 야영지내 파키스탄인 텐트에서 낮 12시께 시작돼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천막촌 전체로 번져 5시간 동안 25㎢에 이르는 야영지에 7만여동의 천막을 모두 태웠다. 정확한 화재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점심식사를 준비하던중 간이 가스 조리기구의 과열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당국은 헬기와 소방차를 동원, 진화에 나서는 한편 메카에 있는 모든 병원에 비상동원령을 내렸다. 또 거처를 잃은 수십만 순례자들을 미나 평원 외곽으로 소개, 급조된 1만여동의 천막에 분산 수용했다.

◎텐트 7만개 순식간 잿더미

회교도 연례 성지순례 의식인 「하즈」에는 해마다 전세계에서 200여만명이 한꺼번에 몰려들기 때문에 항상 안전사고의 위험이 따른다. 15일 메카에서 남쪽으로 5㎞ 떨어진 미나 평원 야영지에서 발생한 화재도 1,5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어이없는 참사로 이어졌다.

이 야영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순례자들을 위해 만든 대규모 텐트촌이다. 인구 40만명도 채 안되는 메카에서 이들 순례자를 모두 수용하기가 불가능해 특별히 마련한 것이다.

이 텐트촌에는 회교도가 출신 지역·국가별로 나누어 거주하고 있었다. 화재는 동남아지역 파키스탄 회교도 텐트에서 발생, 삽시간에 25㎢에 널려있던 7만개의 텐트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텐트의 구조물이 목재인데다 40도가 넘는 건조한 날씨에 바람마저 거세 기름에 불을 지핀 격이었다. 이 텐트촌은 사우디 정부가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많은 신경을 써 시설이 꽤 좋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정부는 하즈를 관장하는 임시 부처까지 두고 질서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 모인 회교도중에는 「순례중 죽으면 천당으로 직행한다」는 믿음을 갖고 몰려든 노약자가 많아 대형사고에 취약했다. 또 평생 모은 돈으로 순례에 나설 만큼 가난한 순례자들은 가스 버너를 주로 이용해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화재위험성이 매우 높았다. 곳곳에 써붙인 「버너 사용금지」 안내문도 많은 문맹자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순례사고」는 메카 성지로 가는 순례용 보행자 터널에서 90년 7월 1,426명이 질식사하는 등 연례행사처럼 이어지고 있다.

◎성지순례 ‘하즈’란 무엇인가

하즈는 회교력인 헤지라력으로 12월7일(4월14일)부터 12일까지 메카의 카바신전과 인근 아라파트 산 및 미나골짜기 일대를 순례하는 의식이다. 회교도가 평생에 한번은 행해야 하는 5대 의무중 하나다.

첫날인 7일 순례자는 이음매 없는 흰 순례복을 입고 메카로 들어가 카바신전 주위를 7차례 돌고 신전을 참배한다. 하즈는 예언자 마호메트가 7세기 마지막 설교를 행한 아라파트 산에서 기도하는 행사때 절정을 이룬다. 16억명에 달하는 회교도는 이날 아라파트 산을 찾는 게 평생 소원일 정도로 성스러운 날로 여긴다. 또 메카를 찾은 사람은 반드시 이날 아라파트 산에 올라야 한다. 그래야만 천국을 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호메트는 12월9일 마지막 설교를 했는데 올해는 16일이 바로 그날이다. 10일에는 미나골짜기에서 마호메트가 악마를 상징하는 돌기둥에 바윗돌을 던진 것을 기념하는 「악마에게 돌 던지기」 행사를 한다.<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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