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해물·육류·야채를 한 냄비에/매콤·구수 우리 입맛에도 맞아지방마다 서로 다른 문화를 발달시켜온 스페인은 음식에서도 지방색이 강하다. 스페인요리가 세계에 널리 알려지지 못한 이유도 이 강한 토속성때문. 스페인요리 가운데서는 세계에 가장 많이 소개된 것이 파에야(Paeilla). 쌀과 마늘을 많이 사용하고 매콤하고 구수한 맛을 내는 것이 동양요리와 비슷하다.
쌀에 어패류 닭고기 야채 등을 섞어 만드는 파에야는 오렌지와 쌀로 유명한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지방의 전통요리이다. 다른 지방으로 전해지면서 돼지고기 닭고기 토끼고기등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동쪽 해안을 끼고 있어 해산물도 풍부한 발렌시아의 영향으로 파에야 가운데도 해물파에야가 가장 유명하다. 문헌에 「파에야가 국경을 넘어 페니키아인과 트로이인의 식욕까지 굴복시켰다」고 전할 만큼 역사가 오래된 음식이다. 「음식으로 본 서양문화」라는 책에 스페인음식편을 쓴 나송주(한국외국어대 서반아어과 강사)씨는 『파에야란 원래 요리할때 쓰이는 밑바닥이 넓고 얇은 철냄비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전한다. 옛날에는 포도나무나 오렌지나무 가지를 잘라 불을 지피고 그위에 철판냄비를 건 다음 인근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넣어 조리한 것을 여럿이 나누어 먹었다는 것. 영양가도 풍부하고 색깔이 화려한 파에야는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신라호텔 주방장 신충진씨는 『먼저 팬에 올리브기름을 두른뒤 다진 양파와 마늘을 볶고 야채와 새우, 홍합, 오징어,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넣어 함께 볶는다. 여기에 쌀을 넣고 향신료 샤프란 약간과 생선육수를 붓는다. 현지식대로 뚜껑을 덮지않고 요리하면 약간 서걱서걱하기 때문에 뚜껑을 덮고 푹 뜸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해물파에야의 요리법을 설명한다. 신라호텔은 해마다 10월에 스페인음식축제를 열면서 파에야를 선보이고 있다.
완성된 형태는 해물밥. 냄비째 식탁에 올려놓고 각자가 떠서 먹는다.
파에야를 만들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밥에 치자빛을 내는 샤프란. 로마와 아랍 등으로부터 여러 번 외침을 겪으면서 다양한 음식문화를 흡수한 것이 스페인 음식의 특징인데 샤프란은 오렌지와 함께 아랍인이 전해준 것이다. 남대문시장 등의 향신료 전문가게에서 구입 할 수 있다. 샤프란 대신 치자 우려낸 물을 사용해도 된다고 신씨가 귀띔한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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