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 대량소비문화의 종주국격인 미국에서 최근 내손으로 직접 만들기(Do It Yourself)가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인 남성들은 전통적으로 여성들의 소일거리로 치부됐던 손뜨개와 수예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여성들은 목공예나 생활도예에 푹 빠져있다. 통칭 「생활수공예」로 불리는 DIY의 열풍은 관련산업의 엄청난 확대를 가져와 올해 시장규모의 추정치만 해도 약 140억달러(약 12조6,000억원). 5년전에 비해 두배이상 신장한 수치다.기성품시대에 DIY가 인기를 끄는 이유를 포브스는 「꽉 짜인 조직생활에서 일탈하고 싶은 심리」에서 찾는다. 하루 15시간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을 하는 현대 직장인들에게 생활공예는 피곤한 일상에서의 도피욕구를 채워주고 뭔가 창조적인 일을 한다는 만족감을 준다는 것. 또 동호인모임을 통해 생활수공예에 대한 관심과 정보를 나누며 경쟁적인 직장내 동료관계와는 다른, 한결 따뜻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도 매력으로 꼽혔다.
이런 심리를 이용, 대부분의 생활수공예점은 여러사람이 둘러앉아 함께 작업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작업대, 영화를 볼 수 있는 대형 스크린과 음향장치 등 마치 카페를 연상시키는 아늑한 인테리어를 해놓고 소비자를 유혹한다. 소비자들은 뜨개질을 하거나 도자기에 색칠을 하면서 성이나 결혼생활, 유방암 등 건강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친해진다. 작업자들간의 친밀도는 새로운 작품을 함께 시도하는 것으로 이어져 DIY상품에 대한 수요를 재생산한다.
포브스는 갑작스럽게 떠오른 유행은 수명이 짧다는 경구에도 불구, 각박한 도시생활의 탈출구로서 DIY의 인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성희 기자>이성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