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콜릿 ‘습관 알면 문화가 보인다’손가락 ‘브이’자 그리스선 몰매 십상/미 드레서 ‘낯선 문화 엿보기’관습·가치관 차이가 국제화시대 국경서양 청년들이 시위 현장에서 무리지어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보인다. 상대를 욕하거나 자신의 자유의지를 표현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본래는 악마적 힘에 대응하는 성스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마틴 루터는 엉덩이를 추종자들에게 내보이면서 『악마를 격퇴하겠노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동양에서는 그저 지저분하고 이상하게 여겨질 뿐이다.
지구촌 구석구석의 미묘한 문화와 각국의 문화차이를 자세하게 설명한 「습관을 알면 문화가 보인다」(청림출판간)와 「낯선 문화 엿보기」(프레스빌간)가 나란히 나왔다. 영국의 심리학자 피터 콜릿이 지은 「습관…」(이윤식 옮김)과 미국의 민속학자 노린 드레서가 쓴 「낯선…」(박미경 옮김)은 인사법, 제스처, 색깔 등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문화를 논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국경이라는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사람들의 사고와 생활 방식이 어쩌면 이렇게 다를 수 있는가 새삼 놀라게 된다. 생활의 범위와 인간관계가 국제화하면서, 혹 남의 문화를 몰라 실수를 하거나 이로 인해 치명적인 손해를 보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한 지침서가 될 듯하다.
영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여학생이 자신의 시험성적을 알아보려 교수를 찾았다. 교수는 학생의 성적이 매우 우수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최고」라는 칭찬이었다. 그러나 여학생은 얼굴이 홍당무가 된 채 교수실을 뛰쳐 나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엄지손가락은 「섹스」를 의미한다.
남부아시아 지역에서 「잘가」라는 뜻으로 「바이 바이」 손짓을 하면 다시 다가온다. 「이쪽으로 와」라는 정반대 의미의 손짓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에서 손가락으로 「승리의 브이」자를 잘 못 내비치면 몰매를 맞을 수 있다. 손바닥을 자기 쪽으로 향하면 승리의 표시이지만 상대편으로 향하면 강도높은 욕이다.
「낯선…」의 저자 노린 드레서는 『관습과 언어, 믿음이 다른 민족들이 커뮤니케이션을 잘 못하면 뜻 밖의 낭패를 초래할 수 있다. 다른 나라의 풍습과 가치관에 대한 교육이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져 가는 시점에서 이러한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고 말한다.<권오현 기자>권오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