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대선주자중 한 사람인 이한동 고문 진영은 요즘 아연 활기에 차 있다. 「정태수 리스트」 수사와 관련한 자신들의 대차대조표가 손익분기점을 넘어 이익을 남기는 상황으로 접어들었다는 자체 판단 때문이다.이고문 진영이 「반사이득」중 첫째로 꼽고 있는 것은 그의 청렴성이 재확인됐다는 점이다. 이고문 자신은 물론이고 이고문과 가까운 의원들중 어느 한 사람도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고문측은 또 『이번 파문을 통해 정치에는 천재가 없으며 경륜이 최고의 덕목임을 국민이 새삼 인식하게 됐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혼돈속에서 정치신인인 영입파보다는 5선에 여당총무 3수의 관록을 지닌 이대표의 경륜이 국민에게 돋보이지 않겠느냐』는 나름의 기대이다. 이고문의 한 측근은 『김영삼 대통령은 지난 2월28일 청와대 독대에서 이고문의 정치경륜을 높이 평가하며 신한국당 대표직을 제의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요즘같은 혼란정국이야말로 이고문의 진가가 발휘될 수 있는 시점인데…』라며 대표직 좌절에 대한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같은 이고문측의 주장이 모두 대권경쟁자인 이회창 신한국당대표와 김윤환 고문을 은근히 겨냥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대표의 경우 리스트 수사의 정치적 수습문제를 놓고 당안팎에서 곤혹스런 입장에 처해있다. 김고문은 리스트에 포함돼 검찰에 소환되는 곤욕을 치렀다. 김고문과 이고문이 민정계의 좌장자리를 놓고 대표적인 라이벌관계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고문 진영은 당안팎의 흉흉한 분위기를 감안, 이런 사실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거나 홍보하지는 않고 있다. 이고문도 직접 참모들에게 「표정관리」 「입조심」을 당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상황이 이고문측의 대권행보에 추진력을 더해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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