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제3자 인수 등으로 매각방침을 굳힌 한보철강이 공개적인 회사팔기 작업에 나섰다. 한보철강은 16일 충남 당진제철소에서 주요 대기업과 철강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5조원 덩치의 공장인수자를 찾기 위한 「기업설명회」를 열었다.이날 설명회에는 한보철강 인수 0순위로 거론되는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인천제철 관계자들이 참석해 단연 눈길을 끌었다. 인천제철의 김광언 신규사업담당상무와 한정건 전략기획담당이사는 이날 상오 11시30분부터 1시간가량 진행된 기업설명회를 듣고 기자들과 만나 『고로사업은 분명히 한다. 하지만 한보철강 인수에 대해서는 검토한 적이 없다』며 그동안 공개적으로 밝혀온 「인수불가」의사를 반복했다. 이들은 기업설명회 내용에 대해서도 『이대로라면 어느 업체가 인수하지 않겠느냐』며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 현대가 판단하고 있는 한보철강의 사업전망과 이날 설명이 큰 차이가 있음을 시사했다.
설명회에서는 또 철강업체들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던 컴소시엄형태의 공동인수방안이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거론됐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아직 철강업체끼리의 교섭은 없었지만 특혜 시비와 개별 기업의 부담 때문에 컨소시엄 인수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설명회에는 LG 쌍용 롯데 금호 동아 동양 아남 등 대기업 관계자들과 동국제강 한국철강 동부제강 연합철강 등 철강업체 임직원, 제일은행 외환은행 상업은행 대우증권 등 금융권 관계자 등 모두 63개업체 160여명이 참석했다.
한보철강 보전관리단의 손근석 사장은 설명회에서 2001년부터 흑자를 내고 2010년에는 채무를 모두 갚을 수 있다는 장기경영전망을 제시했다. 올해 6,949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2조3,11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손사장은 또 부도이후 한때 정상가동 되지 못했던 설비가 최근 가동율 90%를 넘는 수준으로 올라서 A지구는 지난달 준공이후 최대인 641억원의 매출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또 코렉스설비가 있는 B지구는 99년까지 완공할 방침이며 이때까지 필요한 최소투자비는 4조9,770억원으로 앞으로 1조5,885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설명회에는 예상외로 많은 기업체가 참석, 열기를 띠었지만 기업설명회를 마치고 하오에 공장을 둘러본 참가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10년 넘게 철강업체의 회계업무를 담당했다는 한 전문가는 『한보철강이 밝힌 사업정상화는 막대한 금융비용, 초기생산의 불량률 등 현실을 무시하고 자기자본과 부채비율 등을 임의로 정한 상태에서 나온 전망에 불과하다』며 『금융이나 기반시설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이 제시되지 않으면 어느 업체도 선뜻 인수하러 나서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