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정상화 상징 오늘 기증 25돌/92년 암컷 사망이어 수컷마저 암투병미·중 외교관계 정상화의 상징물로 미국을 열광시켰던 판다의 미국데뷔가 16일로 25년째를 맞는다.
판다에게 그동안 「제2의 고향」이 돼온 워싱턴 내셔널 동물원은 몇가지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나 분위기는 무겁기만 하다. 판다 부부중 암컷인 「링링」이 92년 죽은 후 혼자 살아온 수컷 「싱싱」마저 암에 걸려 「판다 드라마」가 불행하게 끝날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판다 부부는 5마리의 아기 판다를 낳았으나 출산직후 폐렴 등으로 모두 죽어 대를 잇는데 실패했다.
싱싱과 링링이 처음 미국에 온 것은 72년. 중국이 닉슨 대통령의 역사적인 베이징(북경)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두마리를 미국에 보낸 것이다. 판다가 서방세계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처음이었다.
주말이면 이들 아기판다를 구경하러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동물원일대의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판다 인형도 날개돋힌 듯 팔렸다. 그러나 정작 닉슨 대통령은 한번도 판다를 보러오지 않았다고 한다.
야생판다의 평균 수명은 15년. 링링이 92년 20세를 넘긴 후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자 싱싱은 한달간이나 울음을 그치지 않아 보는이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동물원측은 16일 축하행사를 갖고 19일부터 이틀간 심포지엄도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26세의 노령인 싱싱이 고환에 생긴 암과 투병중이라서 축제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 싱싱은 23일 수술을 받기로 돼 있다.
동물원측은 이들의 대를 잇기 위해 싱싱을 다른 동물원의 암컷에게로 장가보내든가 암컷을 데려오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실패했고 이제는 아예 혈통이 다른 판다를 들여오는 방안을 찾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판다는 현재 중국에 1,000여마리 정도만이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워싱턴=홍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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