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이달 하순께로 예정했던 대선후보 출마선언을 잠정연기키로 했다. 화려한 출범식을 갖는 대신 조용히 전당대회 후보등록 절차만을 마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미국에서 귀국직후 추진하려던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의 단독 면담계획도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자민련 김총재는 지난 15일 충북대에서 강연을 하는 등 외로운 「내각제 세일즈」를 계속하고 있다.야권의 두 김총재는 어지러운 「소환정국」에서 가능한한 멀어지기 위해 몸을 낮추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회의의 한 핵심당직자는 『김총재는 각론을 잘하고 총론에 약하다』면서 『한보정국은 전투에서 연승을 하고도 전쟁 승리 가능성이 낮아진 격』이라고 말했다.
전황이 불투명해지자 두 김총재는 참호속에서 포화를 피하며 소환정국이후를 대비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선과 관련된 일정들을 늦추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한보사태 이후 정국이 소모전양상으로 흐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야권은 가능한한 자신의 피해를 줄이면서 여권의 피해를 증폭시켜 보겠다는 태세다.
이와관련,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모처럼 한 목소리로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에 대한 공세를 펴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국민회의 박홍엽·자민련 심양섭 부대변인은 15일 각각 논평을 통해 『이대표가 정치인 수사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와함께 야권에서는 소환정국을 넘어서기 위한 「DJP공조」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자민련 김총재는 지난 15일 강연에서 『국민회의와의 후보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대선에서 5대3으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 수사 이후 「3김 청산론」이 본격적으로 세를 얻을 경우 DJP공조체제는 반작용으로 더 성격이 분명해지고 공조의 필요도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 두 김총재는 묵묵히 정치인 수사의 소모전을 견뎌낸뒤 지역연합을 골자로한 공조의 강화로 반전을 노리게될 것으로 전망된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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