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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 늘려야 경제가 산다/이동호(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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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 늘려야 경제가 산다/이동호(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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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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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95년 1인당 국민소득(GNP) 1만달러를 돌파했고 96년에는 세계 선진국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정식 회원국이 됐다. 그러나 96년 하반기 이후 국제 경쟁력 저하에 따른 수출부진으로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엄청난 몸살을 앓고 있다.거시경제의 3대축이라 일컬어지는 성장 물가 경상수지중 어느 것 하나 시원스러운 것이 없다. 특히 경상수지는 원화의 대미 달러환율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나 적자폭이 확대되고 외채규모가 커지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는 왜 발생하는가. 이는 우리 경제가 만들어낸 물건의 양보다 우리가 소비와 투자로 쓰는 양이 많아 부족한 물건을 외국에서 사들여와야 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물건을 만들어 벌어들인 소득보다 소비와 투자로 쓴 돈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소비하고 남은 돈이 저축이므로 결국 경상수지 적자는 투자와 저축의 차이와 같게 된다. 따라서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를 줄여 저축을 늘리든지 아니면 투자를 줄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투자율은 95년 37.4%에서 96년 38.6%로 올랐으나 총저축률이 36.2%에서 34.6%로 낮아짐에 따라 경상수지 적자는 96년 사상 최대인 237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경상수지를 개선하기 위하여 투자를 과도하게 줄이면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켜 장래의 소득증가를 어렵게 만든다. 특히 우리 나라와 같이 사회간접자본(SOC)이 부족하고 주택보급률이 낮은 경우에는 일정수준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엄청난 부작용이 야기된다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도로 철도 항만과 같은 SOC가 미비해 물류비가 높으며 이는 고비용 구조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또 1인당 GNP 1만달러 달성시기인 95년의 주택보급률은 86%로 일본(84년 11.1%)이나 대만(92년 99%)의 1만달러 달성시기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낮은 주택보급률은 주택가격 상승과 연결되어 집없는 서민을 울리고 온 나라를 부동산 투기의 열풍속으로 몰아넣는 악순환의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투자를 줄여 국제수지를 방어하려는 방안은 현명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투자를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길이다. 저축을 늘리기 위해서는 모든 경제주체가 고통을 분담하지 않으면 안된다.

먼저 일반 가정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사치성 소비와 해외여행 등 과소비 행태를 버리고 근검절약을 일상화하는 건전한 소비문화를 가꿔 나가야 한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소비를 부추기는 물가 오름세 심리를 뿌리뽑기 위한 안정기조의 정착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 기업은 연구개발 및 합리적인 투자를 확대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여 적정이윤을 확보함으로써 기업저축이 증대되도록 하여야 한다. 이에 더하여 금융기관은 소비절약운동을 전개하여 가계저축을 늘리는데 앞장서고 새로운 저축상품을 개발하여 저축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한정된 자원이 적절하게 배분될 수 있도록 금융의 효율성을 높이는데도 노력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난국은 고비용·저효율 구조에서 야기된 경쟁력 저하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경제난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최선의 방법은 저축을 늘리는 길이다. 저축은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투자재원의 국내 조달을 가능케하여 경상수지개선은 물론 성장잠재력 강화에 이바지함으로써 풍요로운 미래를 약속해 주기 때문이다.<저축추진중앙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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