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들이 나서자. 일본도 신당 사키가케의 출범으로 정치개혁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느냐. 비록 초선의원들이지만, 우리가 나서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정치판을 새로 짜는데 기폭제 역할을 하자』신한국당 초선의원의 모임인 「시월회」에서 나온 신당창당론이다. 지난 9, 10일 이틀동안 진해에서 시월회의 4월 정례모임이 열렸고, 이 신당창당론은 9일 저녁 식사모임에서 제기됐다. 공식회의에서 개진된 의견은 아니지만, 워낙 민감한 사안이어서 당 지도부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진상파악에 나섰다.
물론 시월회에서 대두된 신당창당론이 현실성을 담보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월회 총무인 유용태 의원은 『모임에서 신당창당론이 나온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정치현실이 워낙 답답해 나온 얘기』라며 크게 의미부여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유의원은 『모임의 주된 결론은 단합이었다』고 파장의 확산을 경계했다.
시월회 소속의원들중에서도 『민감한 발언으로 괜히 평지풍파를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또한 당직자들도 『혼돈의 시절에는 말을 아껴야하는 법』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나 「말이 씨가 되듯」 우발적으로 제기된 신당창당론이 향후 정국의 흐름과 맞물려 의외의 폭발력을 불러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일부 참석자들이 신당창당론에 심정적 공감을 표시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대다수가 즉각적인 실천에는 고개를 젓지만, 「언제가는」이라는 단서를 달면 동의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신당창당이나 정계재편에 심정적으로 공감하는 세력이 적지않다는 증좌이다. 특히 검찰의 정치인 소환수사 등으로 정치가 대란으로 치달으면, 이들이 야당의 신진그룹과 손을 잡고 집단행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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