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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대부’ 모두 상처/소환정국­침묵하는 3김 득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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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 대부’ 모두 상처/소환정국­침묵하는 3김 득과 실

입력
1997.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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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가신구속 유구무언·위상 다소 회복/DJ,최측근 발목·도전자 연루 반사이익/JP “연루의원 2명뿐” 다소 상대적 여유한국 정치는 3김을 제외하고 논할 수 없다. 다소 과장하면, 십수년동안 정치의 큰 줄거리가 3김에 의해 쓰여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정태수 리스트」로 촉발된 정치인 소환정국은 3김의 장중에서 벗어난 느낌을 준다.

김영삼 대통령은 노동법 파동, 한보사태의 와중에서 아예 국정운영의 키를 놓은 상태처럼 보이고 국민회의 김대중, 자민련 김종필 총재도 소극적 관망으로 일관하고 있다. 3김이 손을 놓고 있다면, 정치인 소환정국은 통제의 축이 없이 표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3김 모두 소환정국에서 큰 소리를 칠 형편이 못된다. YS는 가신들이 줄줄이 구속돼 있어 그야말로 유구무언의 처지이다. DJ 역시 측근인 권노갑 의원의 구속으로 발목이 잡혀있다. JP도 김용환 의원의 소환으로 흔쾌한 입장이 못된다. 더욱이 정태수씨가 국민회의, 자민련의 창당자금을 지원했다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어 DJ와 JP의 신경을 예민하게 하고 있다.

이런 외형만을 보면, 3김 모두가 정치인 소환정국에서 상처를 입거나 부담을 안았다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YS는 정국의 총괄적 지휘자인데도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최대 피해자라 할 수 있다. DJ와 JP도 「정태수 리스트」가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을 촉발시켜 향후 대선정국을 신구정치의 대결로 몰아갈 경우 적지않은 부담을 안아야하는 처지다.

미시적으로 보면, 3김의 손실에도 다소 편차가 있고 3김이 이득을 본 측면도 있다. YS는 소환정국이 자신의 위상을 일부나마 회복시켰다는 역설적인 이득을 보았다. 신한국당 중진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고 이회창 대표와 민주계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여권내에는 YS의 조정역할을 기대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찌보면 검찰도 감당해내기 버거운 정치인 수사에서 발을 빼는데는 YS의 「지시」가 필요할 수도 있다.

DJ는 끊임없이 도전해온 김상현 의원이 자금수수로 기가 꺾여 당내 문제로 골치아플 일이 없어졌다. 또한 정국안정과 경제복원에 주력하자고 역설, 나름대로 큰 정치의 이미지를 구축한 점도 소득이다.

JP는 리스트에 연루된 자당 의원이 2명밖에 안돼 상대적으로 소환정국의 격랑에서 한 발 비켜선 입장이다. 아울러 정치인 리스트가 한보사태의 본질을 왜곡한다고 강도높게 비판, 강한 인상을 남겼고 시종 신중한 처신으로 안정감있는 중량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런 차원의 득실은 사소한 사안에 불과할 수 있다. 「정태수 리스트」가 기성 정치의 쇄신 요구로 이어지고 정치재편의 분위기를 성숙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면, 3김의 입지는 도전받게 된다. 특히 소환조사를 받은 김용환 의원이 『검찰이 엄청난 사실을 포착한듯 하더라』고 말했듯이, 92년 대선자금이나 야당의 창당자금과 관련, 치명적인 사실이 드러난다면 3김은 정말로 공멸의 위기를 맞게 될 지도 모른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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