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중심의 영화보기에서 탈피, 수용자 운동을 통한 새로운 영상문화 형성에 기여』하고자 모인 젊은 영화집단 「문화학교 서울」(대표 최정운).91년 5월, 10여명 남짓한 운영위원들이 모여 만든 「문화학교 서울」의 개교식은 조촐했다. 경제적 토대는 허약했고, 그저 영화에 대한 사랑과, 새로운 영상문화의 모델을 세워보겠다는 패기만이 든든한 자산일 뿐이었다.
그로부터 6년, 다음달이면 만 여섯살이 되는 「문화학교 서울」은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시네마테크로 성장했다. 매달 스무편 이상의 영화상영, 지속적인 공개강좌,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95년), 「한국 영화 비상구」(96년)를 비롯한 꾸준한 출판사업 등 성적표는 튼실하다.
상근 운영위원은 모두 5명. 단편영화 제작서부터 연구모임 운영, 책자 발행 등 거의 모든 크고 작은 일들이 이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사실 「문화학교 서울」이 이만큼 자리를 잡기까지는 고작 밥값 수준의 상징적인 활동비를 감수하면서 활동해온 이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출판과 기획을 맡고 있는 운영위원 김형석(27)씨는 모든 공을 1,20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에게 돌린다. 『회원들이 내준 몇 만원씩의 회비와 약간의 수익금이 「문화학교 서울」을 꾸리는 재원의 전부다. 아무런 정책적 배려나 외부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회원들의 후원과 지지가 없었다면 진작 지리멸렬해 버렸을 것이다』
「문화학교 서울」은 최근 인터넷에 「인디 씨어터」라는 제목의 사이버 극장을 개설하고, 6월에는 독립영화 페스티벌 「인디포럼」(24∼29일 명보아트홀)을 개최한다. 그야말로 등수도, 상금도 없는 순수 독립영화인들의 한바탕 축제다. 3, 4년 후에는 국제수준에 뒤떨어지지 않는 필름 라이브러리로 탈바꿈하겠다는 야무진 계획도 갖고 있다.
『빤한 할리우드식 영화문법에 싫증난 분, 좀더 다르게 보고, 깊이있게 보고 싶은 분들을 기다립니다』 홍보담당 운영위원 김영덕(30)씨의 말이다. (02)595―6002.<황동일 기자>황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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