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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들꽃의 모든 것/‘김태정의 한국야생화 시리즈’ 12권 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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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들꽃의 모든 것/‘김태정의 한국야생화 시리즈’ 12권 완간

입력
1997.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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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간 촬영 1,300여종 꽃/계절·분포지별 분류 큰 의의애기 앉은 부채, 처녀 치마, 얼레지, 개시호, 여로, 개황기, 마타리…. 우리 산하 구석구석에 핀 아름다운 야생화의 이름이다. 도시인들은 물론 농촌 사람들에게도 생소하다. 수입종이 화훼단지와 꽃가게를 점령해버린 지 오래이고, 개발과 공해로 우리 자연이 더욱 훼손돼 가는 상황에서 영원히 잊혀질지도 모를 이름들이다. 「우리 꽃의 전령」으로 불리는 김태정(55·한국야생화연구소장) 박사가 한국의 야생화를 총정리한 「김태정의 한국야생화 시리즈」(국일미디어간) 12권을 완간했다.

1,300여종의 야생화를 컬러사진을 중심으로 생태와 용도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26년에 걸친 촬영과 10년여의 편집을 거친 이 책은 한국 토종 꽃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한껏 느끼게 해 줄 뿐 아니라, 자료의 집대성이란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계절과 분포지에 따라 꽃을 분류했다는 점이다. 봄 길가에 피는 꽃을 시작으로, 섬·바닷가에 피는 꽃, 고원지에 피는 꽃, 심산지역에 피는 꽃, 덩굴식물의 꽃, 늪·습지에 피는 꽃, 여름 길가에 피는 꽃, 집 뜨락에 피는 꽃, 가을 길가에 피는 꽃, 뜨락에 피는 나무꽃, 산에 피는 나무꽃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여행가는 계절과 지역에 맞춰 선택하면 꽃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는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제6집 늪·습지에 피는 꽃은 국내 최초의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가장 흔한 개구리밥, 여뀌에서 통발 등 사라져가는 식충식물의 모습을 대암산 용늪, 우포늪과 농수로를 헤매며 촬영했다.

같은 꽃이라도 새싹에서 열매에 이르는 모습, 군락지역 등을 다각도로 담아 책을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꽃 설명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생태 뿐 아니라 민간에서 약으로 쓰는 방법 등도 예시해 실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봄꽃 중 가장 흔한 민들레의 경우 「3∼5월에 황색꽃이 피고 5월부터 열매가 익는다. 관상용 밀원용으로 쓰이고 어린 잎은 완하제 강장제 건위제 등으로 쓰인다」고 적고 있다.

흔히 들국화로 불리는 꽃은 국화과 식물이 아니라는 것 등 우리가 꽃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을 환기시키는 설명을 덧붙였으며, 할미꽃 제비꽃 등 사연 깊은 꽃이름의 유래도 알려주고 있다.

30년 가까이 꽃을 연구한 김씨는 꽃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사람이다. 87년에는 민통선 북방지역 학술조사단에 참가했고, 88년에는 자연실태 학술조사단으로 서해 외연열도를 다녀오기도 했다. 꽃에 관한 대표적 저서로 「아스팔트 위에 피는 야생화」「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꽃 백가지」 등 30여권이 있다. 그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한국일보사가 주최한 제37회 한국출판문화상에서 사진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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