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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 대표 선임 김영현씨(NC가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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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 대표 선임 김영현씨(NC가 만난 사람)

입력
1997.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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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부흥을 선도”/기존의 웅크린 자세 벗고 문화이벤트적 출판 계획『목요일은 제 본업인 창작하는 날로 정했습니다. 대학 출강, 창작활동 등으로 숨쉴 틈이 없지만 중책을 맡은 이상 경영자로서도 성공하고 싶습니다』 소설가 겸 시인이자 대학강사, 그리고 「베트남을 생각하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의 회장인 김영현(42)씨에게 감투가 하나 더 늘었다.

최근 열린 (주)실천문학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돼 1인5역을 맡게 된 것. 문학과지성사, 창작과비평사 등 평론가들이 출판사 대표를 맡는 경우는 있지만 소설가가 직접 경영을 맡는 경우는 출판계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다. 95년 10월 주식회사체제로 전환한 이후 제2대 대표가 되는 셈이다.

그는 84년 「창작과 비평」을 통해 등단한 이후 소설창작, 시작, 동화 작가로 문단에 위상을 굳힌 민족문학계의 중견작가. 그렇다고 출판의 문외한은 아니다. 대학졸업 후인 82년 웅진출판 초대편집장으로 출판계에 입문, 주간 편집위원을 거쳐 87년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지금까지 창작집 3권, 시집 3권, 창작동화집 2권과 실크로드여행기인 「서역의 달은 서쪽으로 흘러간다」 등 10여권을 펴냈다. 90년 단편 「저 깊푸른 강」으로 제23회 한국일보 문학상을 수상, 작가로서 일찌감치 역량을 인정받았다.

수차례의 고사 끝에 실천문학의 선장을 맡은 그는 『실천문학의 옛 명성을 되찾아 한국 문학의 부흥을 선도하겠다』며 옹골찬 포부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화요일의 명지대 문창과 출강과, 창작에 몰두하는 목요일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기획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씨름하는 것이 요즘 일과다.

『전임 대표가 문인이 아니었다는 것이 한계였던 것 같다』고 나름대로 실천문학의 침체를 진단하는 그는 국내문인들에게 문호를 활짝 열고 계간지인 「실천문학」의 활성화를 통해 한국 문학본류의 출판사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진보적인 성격을 유지하면서 신세대와 보수층 독자들을 끌어안겠다는 각오도 더한다.

최근 문단의 원로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는 그는 먼저 새내기 소설가와 시인들을 집중 발굴할 생각이다. 남북한 소설을 동시에 소개하는 시리즈 「한국소설 100」을 기획, 값싼 가격에 보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 또 베트남의 현상황을 다룬 소설 「쏭 사이공」을 6월께 출간하고 베트남의 호치민에서 풍물패, 만장, 전위예술가 등을 동원한 대대적 출판기념회 이벤트를 열 생각이다. 한마디로 기존의 웅크린 자세를 떨치고 문화이벤트적 출판을 하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올해 가을께 창작집 한권과 한동안 중단했던 「우리 청춘의 푸른 옷」을 계간 「창작과 비평」에 계속 연재한다는 개인적인 소망도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올해 그의 무게중심은 실천문학의 조타수 역할에 쏠릴 수 밖에 없다. 『올해는 더욱 열심히 뛰어서 창작과 경영,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는 그의 야무진 포부에도 불구하고 올해 그의 성공 여부는 창작보다 실천문학의 재기에 달려있는 것 같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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