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 수석에 ‘대출 챙겨달라’ 부탁”/깃털은 낮춰서 쓴말… 몸통 따로 있는 것 아니다/‘홍인길 리스트’ 어떻게 나왔는지 나도 모르겠다▷김경재(국민회의)◁
―먼저 증인의 소감을 듣고 싶다.
『정말, 존경하는 선배, 동료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동료의원으로서 부끄럽고 죄송스럽다. 대단히 죄송하다』
-김영삼 대통령과 외가로 6촌간인가.
『그렇다』
―증인은 김대통령의 부친 김홍조옹을 아버지로 부를 정도로 가까웠다고 하는데…
『그렇다』
―청와대 총무수석으로 2년 10개월간 있으면서 정권관리자금을 맡았는가.
『정권관리자금이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
―통치차원의 일반적 자금 말이다.
『그런 것은 없다』
―정태수씨와 알게 된 계기는.
『90년 동부이촌동에서 김명윤 의원과 운동을 한뒤 김의원이 차나 한잔 하자고해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됐다』
―한보사건의 비극은 김영삼정권의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한보비극은 본질적으로 김현철씨가 정권재창출을 기도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었기 때문으로 보는데 역대대통령의 아들과 비교할 때 김현철씨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역대 대통령의 자제들을 모른다. 김현철씨는 성인으로 자기 일을 알아서 한다고 본다』
―김현철씨가 어릴 때부터 잘 알고 있었는가.
『그렇다』
―역대 대통령의 자제들은 그 누구도 김현철씨 만큼 정치적 농간를 부리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김현철씨를 잘 알았다면 그를 훈육시킬 의무가 있지 않은 가.
『김현철씨를 훈육시킬 정도는 안되고… 그러나 청와대에 근무할 때까지 어떤 불상사도 없었다. 요즘와서 시중의 루머와 설이 난무하고 있지만 한보특위에서 밝혀질 것으로 본다』
―평소에는 김현철씨에게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어찌됐건 사회적으로 물의가 일어나는데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가슴 아파하고 있다』
―다른 사람을 통해 (은행대출을) 부탁했나. 한이헌 이석채 경제수석을 통해 부탁했는가.
『관심을 두어 달라고 부탁했다』
―대가로 받은 10억원은 어디 사용했는가.
『검찰에서 밝힌 대로 경조사와 그외 정치에 필요한 데 썼다』
―아직도 깃털이라고 생각하는가.
『깃털, 몸통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동양사람들이 스스로를 낮춰 부르듯이 (사람들이) 나를 실세라고 부르니까 낮춰서 깃털이라고 한 것이다』
▷이인구(자민련)◁
―정태수씨는 한보의 몸체는 자신이고, 증인은 한보의 하늘이라고 했다. 따라서 실체규명을 위해 증인의 신문은 중요하다. 증인은 정씨로부터 5차례에 걸쳐 각 은행대출과 관련해 2억원씩 모두 10억원을 받은 것을 시인하는가.
『그렇다』
―역대 경제수석들은 증인의 말을 거절 못했는데 왜 그런가.
『다른 수석에게 일일이 부탁하고 그런 것 없다』
―장관급도 있는데 증인에게 부탁한 것은 뒤를 인식한 것인가.
『당시 장관급은 없었다. 똑같은 차관급이었다. 정씨 말만 듣고… 일일이 확인하고 검증했어야 했는데… 오늘 이렇게 돼서 반성하면서 지내고 있다』
―청와대경제수석들이 동료인 증인의 부탁에 따라 수천억원의 대출압력을 넣었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뒤에 「몸통」이 있어 「몸통」의 심부름 역할을 한것이 아니냐. 몸통은 김영삼 대통령인가 김현철씨인가.
『평소 잘알던 정씨로부터 한보철강 얘기를 듣고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나름대로 판단했다. 지금와서 보니 검증과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김학원(신한국당)◁
―김대통령은 5, 6공의 전철을 밟지않기 위해 정치자금, 여하한 돈도 받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절제된 생활을 계속해왔으나 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신 증인이 물의를 일으켰는데.
『대통령을 올바르게 보필하고 본인이 제자리를 지켜야 함에도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드리고 마음을 아프게 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
―10억원 외에 그밖에 한보로부터 약간의 용돈도 받았다고 말했는데.
『그렇다. 공소장에 있다』
―증인뒤에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청탁을 들어준 것인가 아니면 증인 자신이 핵심적 위치에 있기 때문인가.
『제 자신을 보고 청탁을 들어줬을 것이다』
―「깃털」은 증인 뒤에 실세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쓴 것인가.
『(나를) 실세라고 하니 낮춰서 쓴 말이지 몸통과 깃털이 따로 있는 것 아니다』
―통상 자주 사용하나.
『그렇다』
―깃털이란 말은 순간적으로 생각한 것인가.
『누가 실세라고 하면 그냥 자동적으로 나온다』
―일부에서 「몸통」을 염두에 두고 「깃털」이란 말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몰아붙이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어떤 배경을 깔고 그렇게 부르는지 모르겠다. 신문에 나고 그렇게 부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검찰에서 「홍인길 리스트」에 대해 진술했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 오랜 야당생활을 하다보니 어디 얼마쓰고 누구와 면접하고 한 것 등을 기록한 적 없다』
▷조순형(국민회의)◁
―90년은 3당합당으로 김영삼 대통령이 민자당 대표위원으로 있던 시절 아닌가.
『날짜로 그런 것 같다』
―당시는 정태수씨가 수서택지개발로 한참 바빴던 때이다. 각계에 로비를 했고, 민자당에도 청원을 냈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정씨는 노태우씨에게 150억원의 정치자금을 줬다. 그런데 청와대 장병조비서관과 의원 몇사람만으로 사건을 종결지었다. 한보사건이 수서사건과 비슷 하다고 생각지 않는가.
『잘 모르겠다』
―수서특혜당시 민자당의 힘도 컸다. 정치자금을 헌납했을 것이라는 것이 합리적 추리인데, 당시 김영삼 대표에게 정치자금을 헌납하지 않았는가.
『잘 모른다』
―한보사건의 뿌리는 대선자금이라고 증인도 잘 아는 강신옥 전 의원이 말했다. 5조7,000억원의 대출이 나가게 된 첫 대출은 92년 대선 다음날인 12월19일이다. 정씨는 민자당 재정위원이었고, 아들 보근은 신한국당의 재정위원이었다. 당시 증인과의 친교를 이용, 92년 대선에 들어갈 때 정씨와 대통령의 면담을 주선한 일이 없는가.
『없다』
―청와대 경제수석과 총무수석의 고유직무가 무엇인가. 직속상사가 누구인가. 대통령 아닌가. 그렇다면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고 있는 총무수석이나 경제수석이, 아무리 한보철강이 기간산업이라고 하지만, 은행장에게 직접 전화를 하면 은행으로서는 대통령의 의지라고 보지 않겠는가.
『비서관이 (전화)한다고 해서 대통령의 생각이라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다. 국가기간산업이고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챙겨보라고 한 것이다』
―증인이 은행에 전화를 걸면 은행에서 상당히 반겼다는 것이다. 수서사건이후 한보사람들은 은행에 가더라도 사람취급을 받지 못했다는데도 정태수씨는 거액을 대출 받았다. 과연 증인이 개인적으로 부탁을 해서 성사됐다고 보는가.
『개인적으로… 대단히 잘못해 이렇게 물의를 빚어 정말 죄송하다』
―증인에 대한 수뢰사실은 검찰에 출두하기전에 이미 알려졌다. 2월5일 신문보도에 따르면 중인은 7억원을 수뢰했고, 김덕룡 의원의 수뢰사실도 보도됐다. 이에대해 김덕룡 의원은 「음모가 있다」고 얘기했고 증인도 「어떻게 나를 희생양으로 삼느냐」는 얘기를 한 것으로 돼 있는데…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으며, 다만 검찰에 출두해서 모든 진상을 밝힐 것 이라고만 얘기했다』
―총무수석은 청와대의 인사 및 예산관리가 고유직무다. 김현철씨가 사정비서관에 자기사람을 심어 인사자료를 활용해 국무위원을 비롯한 각종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정비서관에) 몇사람이나 자기사람을 추천했나.
『김현철씨가 추천해서 된 사람은 없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한 것이다』
―현재 신한국당 의원 2명도 과거 김현철씨가 사정비서관으로 추천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
『전혀 그런 추천 받아 본적이 없다』
▷이국헌(신한국당)◁
―깃털이라는 말은 자신을 낮춰서 표현하는 어구였고 어떤 측면에서는 약간의 관행적 장난기가 있는 차원에서 사용했다고 했는데 사실인가.
『그렇다』
―항간에는 정태수리스트와 홍인길리스트라는 것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홍인길리스트는)절대 없다』
―앞으로 한보사건을 계기로 대형비리사건을 없애기 위해 은행장 인사제도 개선, 금융 여수신제도 대폭 개선, 국가기간산업 육성 발전시 기업인의 신중한 선택 등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가.
『느껴봤다』
―이번 사건은 정총회장이 기업 혹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우리나라 산업정책을 이용한 부도덕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깃털이니 몸통이니 하는 것도 나는 몸통은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정책이며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깃털인 기업가와 금융가가 부도덕하고 난잡하게 흔들다가 몸체에 큰 상처를 가했다고 본다. 증인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가.
『그렇게 생각한다』
―현철씨가 언론대책반 운영비를 증인으로부터 지원받았으며 지역민방 케이블TV사업자 선정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방은 선정시 처음부터 시민단체도 함께 참여해 심사했다. 언론들도 이처럼 공정하게 선정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현철씨를 왜 연루시키는지 모르겠다』
▷이규정(민주당)◁
―90년에 정태수씨를 알았다고 말했다. 93년 청와대총무수석이 되기 전에도 정씨로부터 다소의 용돈을 받았나.
『그렇다』
―정씨는 목적달성을 위해 무차별하게 뇌물공세를 펴온 부도덕한 경제인 인데 경계하지 않았는가.
『그것 때문에 여기에 와 있다』
―검찰에서 정씨로부터 받은 10억원중 일부는 민주화투쟁을 한 동지들에게 나눠줬고, 일부는 김현철씨에게 주었다고 진술했는가.
『그렇게 진술하지 않았다』
―92년 대선당시 정태수씨가 여당후보에게 6백억원을 건넸다고 제1야당의 총재가 공언 했다. 김대중씨는 「나에게도 30억원을 가져왔는데 안받았다」고 말했다. 정말로 정씨가 대선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는가.
『(대선자금 문제는) 검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으니 밝혀지지 않겠나. 내가 얘기할 바도 아니고 모르는 일이다』
―처음에는 한보사태의 깃털이라고 했다. 그런데 구속된뒤 증인은 몸체가 되려고 작심하고 있는 것같다는 얘기를 신한국당 홍준표 의원에게 들었는데.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홍의원 본인도 상당히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박주천(신한국당)◁
―이번 한보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이 깃털이라는 말이다.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우연히 나와 확대된 것이 이 말인데, 증인이 깃털이라면 실세는 깃털이 붙어있는 몸체라고 할 수 있나.
『나는 그냥 나를 낮추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다른 해석의 여지는 없다』
―그렇다면 비유가 잘못된 것 같다. 깃털이 붙어있는 몸체로써 실세가 연상됨으로써 증인의 해명이 와닿지 않는다. 진짜 주체는 따로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증인의 깃털 언급은 진짜 주체가 따로있다는 뜻이 아닌지를 다시한번 확인해 달라.
『짧은 순간에 기자가 묻는 말에 「내가 무슨 실세냐 깃털이지」라고 말했다. 다른 뜻은 없다』
―그런데 언론의 오해 라고만 할 수 없는 것이, 증인이 구속전 반발했고 그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서 그런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정말 몸체는 없는 건가.
『없다』
―증인의 깃털론에 대해 언론은 몸체로 김현철씨를 지목했다. 증인은 따라서 누구보다 김현철씨에게 피해를 줬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무심코 한 한마디가 그렇게 됐다』
―한보비리의 원인은 거액 선거자금제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태수씨는 부인했지만 믿어지지 않고있다. 정씨로부터 600억원을 받은 일이 있는가.
『없다』
―94, 95년 돈안받았다고 했는데 그때도 한보대출을 청탁했나.
『했다』
―한보 지원은 정부차원의 지원인가.
『아니다』
―항간에 정태수 리스트와 홍인길 리스트가 관심이다. 홍인길 리스트가 과연 있나. 말이 나오게된 배경은 증인이 검찰출두 전 깃털론과 함께 「왜 나만 들어가냐」 「모두 동지를 위해 썼다」 「이원종 수석이 4·11총선때 2억원 받은 것만 조사하겠다」는 등의 말을 했다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리스트가 있는가.
『검찰 출두 전에 그런말을 한 적이 없다. 무슨 낯이 있어서 그런 얘기를 했겠는가. 취재원이 나일 텐데 어떻게 언론에 그런내용이 보도되는 지 모르겠다』
―검찰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고 보도 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 설 때문에 우리나라 정치발전이 안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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