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자물통 자 열쇠될까 “관심”구속수감중인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과 3남 보근 회장 부자가 14일 각각 법정과 청문회에 선다. 부자가 각각 사법부와 입법부의 심판대에 서는 기구한 운명의 날이다.
아버지는 한보 특혜비리 사건 3차공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하고, 아들은 수감중인 영등포구치소에서 서울구치소로 이송돼 국회 한보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의 질의에 응하게 된다. 아버지는 변호인 반대신문이어서 자신의 주장을 펼 수 있는 날이나 아들은 아버지에 대한 청문회에서 여론의 질타를 받는 등 「독」이 오른 의원들의 불같은 추궁을 아버지가 앉았던 자리에서 당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14일 상오 10시 열리는 한보특혜비리 사건 3차공판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정씨의 발언 수위. 정씨는 7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시종일관 「모르쇠」로 일관하다 의원들의 끈질긴 질문공세에 김덕룡 김상현 김용환 의원에게 돈을 건네준 사실을 간접 시인했었다. 결국 이것이 검찰이 「정태수리스트」를 공개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점으로 미뤄 이번 공판에서도 어떤 돌발상황이 발생할 지 모른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검찰이 발표한 33명 외에 추가명단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여권 고위실세나 관료 등이 추가로 밝혀질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들 보근씨는 95년 아버지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됐을 당시 홍인길 총무수석 등 청와대 고위인사들과 접촉하며 대출청탁을 한 혐의가 이미 상당부분 드러난 상황이어서 대출외압의 실체가 규명될지 주목된다.<이영태 기자>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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