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로 그려낸 삶의 풍경화정적인 이미지로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시 속에 용해시켜온 백 현 시인이 시집 「세상의 쓸쓸함을 불러모아」를 문학세계사에서 냈다. 그는 이 시집에서 마모되고 소실되는 감정과 사물에 대한 인식을 회화성 짙은 시어로 나타냈다.
<…/허옇게 바닥을 드러낸 개울가/풀잎마저 햇빛에 갇혀/미동도 하지 않는다/내몸을 겹겹으로 조여오던 시간들이/ 햇빛 속에 감겨들고/벗겨진 꿈들이 새털처럼/들판 너머로 흩어져간다>(소실) 백시인은 서문에서 『나의 삶의 여러 모습에게로 데려가는 시의 회랑을 천천히 걸어가며 잠깐씩 열리는 진정성을 숨쉬고 또 숨쉬었다』고 시작 노트를 간략하게 적고 있다. 멈춰버린 풍경화처럼 조용하지만, 자극과 치열함을 내포한 40여편의 시들을 시집에 담았다. 4,000원<권오현 기자>권오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