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차등관세 등 여파 경쟁력 급속 약화극심한 내수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자동차업계가 최근들어 앞다퉈 수출물량을 늘리고 있으나 계속되는 엔저와 각종 관세·비관세장벽으로 수출여건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특히 대우자동차를 비롯, 국내업체가 현지생산설비를 대폭 확충하고 있는 동구권이 2000년까지 서유럽과 한국업체간 차등관세를 적용키로 해 동구권을 서유럽공략의 전진기지화하려는 국내업체의 수출전략에 일대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 체코 헝가리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구권 국가들은 2000년 EU가입을 목표로 서유럽업체에 대한 관세를 매년 5%이상씩 내리고 있다. 이에따라 2001년에는 서유럽에 대한 관세가 0%가 되지만 한국차에 대한 관세는 지금처럼 13∼35%를 유지하게돼 가격경쟁력이 대폭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비관세장벽도 수출전선을 가로막는 중대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올 8월까지 1년동안 한국차에 1만5,722대의 쿼터물량을 배정했던 브라질이 지난달말 대금결제기간을 60일에서 1년으로 연장한다고 일방 통보해옴에 따라 국내업체의 남미지역 진출도 급제동이 걸렸다. 쿼터량을 소화하는데도 힘겨운 상태인 국내업체로서는 이번 조치로 남미지역 수출길이 사실상 봉쇄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차의 시장점유율이 30%이상 급성장해 수출 효자노릇을 했던 서유럽은 올해들어 쿼터제 등 한국업체에 대한 수입규제 움직임을 가시화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와 같은 상승세를 유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와함께 계속되는 엔저로 유럽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져 수출에서도 어느하나 기대할게 없는 형편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완성차업체의 수출물량은 총 28만3,3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만8,624대보다 8%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전년보다 22% 줄어든 10만5,329대에 그쳤고, 대우도 완성차의 경우 5만5,152대로 26%가 감소했다.
특히 중형차는 일본차와의 가격차가 95년 6월 1,316달러였던 것이 3월말에는 불과 331달러까지 줄어들었고, 전체적으로도 같은 기간 일본차보다 가격이 2배 가까이 올랐다. 이로인해 한때 2.3%까지 올라갔던 미국내 한국차의 점유율이 최근에는 1.5%까지 떨어졌다.
대우자동차가 올 연말 신차를 앞세워 대대적인 미국공략을 준비하고 있지만 「싸구려」한국차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과 상실해가는 가격경쟁력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대자동차 이형근 수출마케팅실장은 『산업파급효과가 큰 자동차는 어느 산업보다 수출에 많은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안정적인 내수기반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내 경기가 되살아나지 않는한 수출시장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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