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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울까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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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울까 웃을까

입력
1997.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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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계 추락 ‘플러스’ 김 고문 연루 ‘마이너스’새로 드러난 정태수리스트의 실체는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에게도 깊은 고민을 던져 주고 있다. 민주계 중진인 김수한 의장과 서석재 의원이 한보의 수렁에 빠지게 됨으로써 이대표는 반사이익을 챙긴 측면이 없지 않다. 민주계의 쇠락은 어쨌거나 이대표에게는 산술적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윤환 고문의 한보연루 사실은 이대표에게 간단찮은 부담을 안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지만 이대표와 김고문은 사실상의 정치적 제휴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정치인 소환과 관련, 민주계 일각이 당지도부의 「미온적 태도」를 문제삼아 이대표를 집중적으로 몰아세웠던 지난 며칠간의 상황을 반추해 보면 손익의 대차대조는 더욱 복잡해 진다. 민주계 일부인사들은 민주계 의원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는 상황에서 당지도부가 수수방관하는 데에는 「민주계 고사」를 통해 당내 역학구도 변화를 꾀하려는 이대표측의 숨은 의도가 깃들어 있다고 주장해 왔다.

자구책 마련에 착수한 민주계는 11일 중진·중견 6인회동을 갖고 당지도부의 대처방식을 성토한 뒤 『당지도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두고 신한국당 일각에선 당이 사실상의 내홍상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사실 이대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에 처해 있다. 소속의원들이 정치적으로 상처입는 모습을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검찰수사에 간여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대표측은 특히 민주계 일부에서 이대표를 「음모설」의 표적으로 삼고 있는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대표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국면을 맞게된 정태수리스트 수사와 관련해 취할 수 있는 입장은 종래와 마찬가지로 「원론적」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다만 한가지, 자가당착적 요소가 없지 않았던 이대표에 대한 민주계의 비난이 수그러드는 것에 반비례해 이대표의 「김윤환 딜레머」가 상승곡선을 그리게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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