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위기·대북문제 등 이해 호소김대중 국민회의총재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 초청 오찬연설을 끝으로 8박9일간의 공식 방미일정을 마쳤다.
김총재는 미국에서 「안보와 경제에서의 초당적 협력」이라는 당초 방문목적을 충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미국 상공회의소, 국방대학원, 조지타운대 등에서 연설을 하고, 피터 타노프 국무차관, 리처드 게파트 민주당 원내총무, 벤자민 길만 하원 외교위원장 등과 만나 남북관계의 조속한 개선과 한미 통상의 균형회복을 강조했다.
김총재는 내셔널프레스클럽 연설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조기개최를 제안하고 대북식량지원을 시급히 추진하도록 요구하는 등 유화기조의 대북정책을 주장했다.
그는 또 주한미군은 통일후에도 동북아의 세력균형을 유지키위해 존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 대선주자로서 미국측과의 「신뢰쌓기」에도 노력했다.
김총재가 미국이 중재하는 형태의 정상회담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는 이와함께 미국측에 대해 우리의 경제위기를 설명하고, 소비절약 및 수입절감 운동에 대한 이해를 촉구했다.
그는 미 당국 및 상공인에게 『한국은 지난해 205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 연말 외채가 1,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여 제2의 멕시코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전달했다.
김총재는 특히 『미국이 80년대초 사치세를 부과하는 등 정부차원의 소비절약운동을 펼친 반면 한국은 자발적인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미국측 통상압력의 부당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김총재는 이번 방미를 통해 국가적 과제 해결을 위해 초당적 외교를 펼치는 성숙한 야당지도자의 모습을 부각시킬 수 있었다는 평가다.
그의 방미에는 한보사건 등으로 위기에 처한 다른 대선후보들과의 차별성을 드러내려는 전략도 깔려있다. 그러나 김총재도 오는 13일 귀국한 뒤에는 한보 태풍의 핵심 영향권으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보여 그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워싱턴=권혁범 기자>워싱턴=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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