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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시민전쟁’/놀테/유은상 교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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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시민전쟁’/놀테/유은상 교수 번역

입력
1997.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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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즘은 볼셰비즘 산물”/좌파와 역사논쟁 파란의 역사서독일의 역사학자 에른스트 놀테(74)의 역작 「유럽의 시민전쟁 1917―1945」가 그의 제자인 서울여대 유은상(54) 교수의 번역으로 도서출판 대학촌에서 나왔다. 그의 역사서술의 출발점은 관념적이거나 정신사적인 것보다는 이데올로기, 경제사회적 현실들, 정치체제, 정치문화 등의 관찰과 분석이 주대상이다.

놀테는 20세기를 지배했던 전체주의의 연구에 초점을 맞춰 마르크스주의와 반마르크스주의, 볼셰비즘과 반볼셰비즘의 상호연관성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이 책은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부터 1945년 독일의 패망과 2차대전 종전까지의 기간을 유럽시민전쟁의 기간으로 보고 적대관계에 있었던 민족사회주의와 볼셰비즘이 서로에 대하여 혐오의 상이자 모범의 상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이 양자가 인과적 관계에 있음을 명확히 한다.

이러한 놀테의 조망은 히틀러가 지배했던 민족사회주의 기간의 독일 역사를 역사학의 대상으로 삼는 것을 금기시했던 독일 역사학계의 관행을 깨면서 위르겐 하버마스와의 유례없는 역사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나치즘은 볼셰비즘·파시즘의 산물이며, 나치즘과 관련 역사를 결정하는 것은 국민혼이 아니라 시대정신이라는 그의 주장은 하버마스 등 좌파지식인들로부터 맹공격을 받았다.

즉 히틀러의 민족사회주의적 유태인 학살 등 역사의 비교될 수 없는 일회적 사건이자 사죄의 대상으로 남아있어야 될 일을 역사학의 대상,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을 들어 비난하고 나섰던 것이다.

이 책은 서론과 결론을 포함하여 7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히틀러의 권력장악과 그 의미를, 2장에서는 볼셰비키 혁명에서 독일에서 민족사회주의 정권의 등장이전까지를, 3장에서는 그 이후 독소전쟁이 발발했던 41년까지를, 5장에서는 독소전쟁의 발발로부터 2차세계대전의 종전까지를 다룬다.

특히 4장에서는 민족사회주의와 볼셰비즘이라는 적대적인 그러면서도 전체주의라는 점에서는 같은 두 일당국가를 비교하고 있다. 서론과 결론은 볼셰비키혁명으로부터 파시즘의 패망까지의 유럽사의 해석문제를 총체적으로 조명했다. 파시즘과 볼셰비즘이 모두 종말을 고했지만 21세기를 앞둔 현시점에서 새로운 시대에 대한 통찰을 위해 관심을 기울일 만한 책이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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