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의원 측근 “정씨와는 질긴 인연”/김상현 의원 “돈 받았지만 대가성 없어”검찰은 11일 국민회의 김상현 자민련 김용환 의원을 상대로 새벽까지 돈받은 경위와 대가성 여부를 집중추궁했다.
○…김용환 의원은 이날 하오 3시20분께 담담한 표정으로 이건개 함석재 의원 등과 함께 검찰에 출석했다. 소환통보된 의원 중 가장 먼저 출석한 그는 『돈을 받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총회장을 만난 적도, 돈을 받은 일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김의원은 『정치적 음모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검찰에 먼저 나와 김의원을 맞은 당직자 10여명은 91년 수서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김의원이 정씨 돈을 받을 리가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 당직자는 『수서사건 당시 민자당 정책위의장이던 김의원은 참고인 자격으로 삼청동 안가에 불려가 정씨와 대질신문을 받았다』며 『정씨와는 악연인 것 같다』고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김상현 의원은 예상보다 늦은 하오 7시15분께 검찰청사에 도착, 취재진의 질의에 10여분간 답변한뒤 10층 중수부 사무실로 직행했다.
김의원은 『정씨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말했으나 『6·3동지며 4월회 부회장인 이용남 한보철강 사장에게서 5천만원의 도움을 받았다』고 돈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김의원은 『정치적 후원자인 이사장이 대선준비와 환경운동에 보태 쓰라며 가방을 놓고 가 나중에 비서를 통해 확인해보니 5,000만원이 들어 있었다』며 대가성이 없는 돈임을 강조했다.
김의원은 『5,000만원 이외에 한푼이라도 한보돈을 더 받았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날 것』이라고 강한 톤으로 말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중수부로 향했다.
○…검찰은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과 김종국 전 재정본부장, 이용남 전 한보철강 사장, 홍인길 의원을 10일밤 소환, 돈을 건네준 정치인이 더 있는지를 조사하고 의원들에 대한 신문사항을 최종 정리하는 등 「도상연습」을 했다.
검찰은 소환되는 정치인들이 거물급인 만큼 혐의를 부인하는 방식도 일반 피의자들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검찰은 특히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33명+α」설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김상희 수사기획관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자신 있으면 그 사람들 당적과 이름을 밝히면 될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33+α」설에 대해 『33명은 정태수 총회장등 한보관계자들이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사람들을 일일히 더해 종합한 숫자』라며 『이외의 숫자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33명중에는 기대해 볼 만한 사람도 있다』고 말해 정치권의 거물급 인사가 포함됐음을 시사했다.<이태희·이태규 기자>이태희·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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