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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경선구도 “빅뱅” 급물살/충격 정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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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경선구도 “빅뱅” 급물살/충격 정리스트

입력
1997.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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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민주계 위상 대추락/영입파 4자구도 압축 개연성/김심 구심력 복원 전기될수도마침내 드러난 「정태수리스트」의 「본체」가 여권의 대선경쟁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김수한 국회의장을 비롯, 민정계 좌장인 김윤환 상임고문, 민주계 핵심인 서석재 의원 등이 33명의 정태수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면 그 파장은 실로 심대한 것이다. 향후 정국의 극단적 변화 가능성은 물론 대선구도의 새로운 구조 조정에 이르기까지 여권은 총체적인 발상의 전환을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최종 리스트」가 던진 충격은 현정권 최대주주인 민주계의 위상변화를 단적으로 상징하고 있다. 김수한 국회의장과 서석재 의원은 김덕용 의원과 함께 나란히 검찰조사를 받게 돼 사법처리 여부를 떠나 정치적 위상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미 구속중인 홍인길 황병태 의원, 김우석 전 내무장관과 12일 소환되는 박종웅 의원, 소환대상자로 거론중인 김명윤 고문과 김정수 의원 등을 모두 나열한다면 민주계는 거의 전멸이다. 최형우 고문이 포함되지 않았어도 김덕룡 의원의 연루사실이 밝혀질때 부터 민주계 퇴조의 서곡은 울렸다고 봐야한다.

민주계의 급격한 위상변화는 여권의 중심축이 무너져 내린 것을 의미할 수 있다.

김영삼 대통령이 국정 장악력을 상실하자 민주계도 흔들렸다. 하지만 당내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계는 특유의 결집력을 발휘, 재활을 꿈꾸던 참이었다. 민주계의 선택이 여권의 대선예비 경쟁에서 절대적 변수로 평가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베일을 벗은 정태수 리스트와 그로 인한 정치적 파장은 여권의 대선구도에 극단적 변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왜냐하면 민주계 중진들의 정치적 위상 추락은 민주계 자체의 급속한 세약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계의 위상변화는 우선 난립·분할돼 있는 신한국당 대선예비구도의 정리 가능성을 상정케한다. 정태수 리스트 파문은 기정정치풍토에 대한 비난여론을 확산시킬 공산이 크다고 봐야한다. 그럴경우 민주계 독자노선은 설득력을 상실한채 여권의 대선경쟁구도는 영입파인사들의 비교우위를 인정하는 쪽으로 정리될 개연성이 높다. 즉 이회창 대표를 비롯, 이홍구 박찬종 이수성 고문의 「영입파 4자 압축구도」의 부상이다. 때묻지 않은 주자들간의 경쟁구도다.

이들 4인방은 각각 「새정치」를 표방, 기성정치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활발한 대세몰이를 전개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계는 새로운 활로개척에 나서겠지만 구심점을 잃은 상황에서 세의 결속 보다는 이완현상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검찰수사결과 무혐의처리되거나 사법처리대상에서 제외된 민주계인사들이 많이 나온다면 민주계의 세복원 움직임도 즉각 가시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회창 대표의 경우 원군이던 김윤환 고문이 타격을 입게 된 만큼 당장은 심리적인 위축을 느낄 것이다. 이대표 진영은 그러나 민주계 분화현상이 가속화하면 할수록 오히려 유리한 여건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듯 하다.

이 점은 다른 영입파주자들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박찬종 이홍구 이수성 고문 모두 이대표와 함께 「민주계 이삭줍기」에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경선정국이 본격화할수록 민주계의 롤백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가지 흥미로운 대목은 이른바 「김심」의 작용 향배이다. 한보스캔들과 「민주계 파동」은 오히려 김대통령의 정국 구심력을 복원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김대통령은 장기적으로 민주계 구심점의 빈자리를 새롭게 채우는 역할을 조심스럽게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권 경선구도의 숨은 변수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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