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일각 ‘보이지 않는 손’ 음모설 제기정치권은 지금 『한보정국의 흐름이 왜곡되고 있다』는 경고를 던지고 있다. 한보청문회나 검찰 재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김현철씨 문제, 대선자금, 외압의 실체 부분은 가려지고 「정태수 리스트」만이 초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보사태의 본질은 천문학적인 대출에 외압이 있었는지, 그 외압의 실체는 누구인지다. 그리고 한보사태가 92년 대선자금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이 대목까지 정확히 파헤쳐져야 하며 김현철씨의 국정개입 의혹도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는게 국민정서다.
그러나 대선자금이나 외압 실체는 별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관심이 「리스트」에만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이를 두고 「미묘한 상황의 왜곡」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음모설마저 제기하고 있다.
음모설을 주장하는 의원들은 정황만이 아니고 그럴듯한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우선 적절한 시기에 「정태수 리스트」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의원들이 의구심을 갖는 대목이다. 청문회에 정태수씨가 출석하고 처음 TV로 생중계되는 날, 검찰과 정치권 주변에 리스트가 일제히 나돌아다녔다는 점이 개운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정태수씨나 김종국씨가 대출외압, 대선자금, 현철씨에 대해서는 부인으로 일관하다가 유독 리스트에 대해서만은 간접시인한데 대해서도 정치권은 의혹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면 정국의 흐름을 뒤바꾸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정말 있는가, 아니면 리스트에 오른 의원들의 피해의식인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다. 그러나 한보정국의 본말이 뒤바뀌었다는데는 대다수 정치인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여야 의원들은 『수조원의 부실대출로 우리경제를 추락시킨 사건이라면, 대출외압의 실체를 밝혀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하는게 순리』라고 지적했다. 이른바 떡값과 관련된 정치인 소환수사는 필요하다해도 그것은 곁가지이며 대선자금과의 연관관계나 외압 실체를 밝히는게 중심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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