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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투기 의혹의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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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투기 의혹의 증발

입력
1997.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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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기 훈련중 실종 1주 넘게 흔적 못찾아/당국 “추락” 강조불구 탈취도주설 부상「추락인가, 탈취 도주인가」

폭탄을 가득 싣고 실탄 사격훈련에 나섰던 미 공군 전투기가 감쪽같이 사라진지 1주일이 넘도록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미 공군측은 추락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조종사인 크래그 버튼(32) 대위가 A10기체와 227㎏에 이르는 폭탄을 탈취, 도주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발생시기가 외계인과 조우하기 위해 세상을 떠난 「천국의 문」 신도 집단자살 사건과 맞물려 미확인비행물체(UFO)에 의한 납치설도 제기한다. 이 전투기의 별칭은 모든 것을 쑥밭으로 만든다는 「혹멧돼지(Warthog)」. 대당 900만달러(약 81억원)를 호가한다.

2일 아침 애리조나주 투산기지를 발진한 버튼 대위는 동료 2명과 함께 편대를 이뤄 인근 배리 골드워터사격장으로 향하던 중 실종됐다. 사격장이 가까워 오자 선도 조종사가 그의 뒤를 따르던 버튼을 무전으로 불렀으나 대답이 없었다. 놀란 동료들이 급히 기체를 돌려 찾아봤으나 불과 1분전까지만해도 뒤쫓아 오던 버튼의 A10기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비상이 걸린 공군은 인공위성과 수색대를 동원, 3개주에 걸친 지역을 샅샅이 훑고 있으나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레이더에 나타난 비행궤적은 버튼의 A10기가 저공비행을 하다 콜로라도 로키산맥 일대에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 있다. 조종사가 비상 탈출시 자동적으로 울리는 구조음도 없었다.

공군은 그가 자동순항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추락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정황은 오히려 도주쪽에 쏠리고 있다. 조종사가 핵무기를 탈취하는 영화 「브로큰 애로우」의 재판이라는 호사가들의 지적이다. 다행히 싣고있던 폭탄들은 재래식 무기들이다.

그러나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이 무기가 테러리스트나 미국 정부에 반감을 가진 사병조직의 손에 넘어 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끔찍한 일이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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