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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수칙 무시 마구잡이 굴착/공덕동 가스폭발사고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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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수칙 무시 마구잡이 굴착/공덕동 가스폭발사고 문제점

입력
1997.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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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직후 공덕역 지하철 운행 계속 “무신경”10일 발생한 서울 마포구 공덕동 도시가스 폭발사고는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94년 아현동, 95년 대구지하철 도시가스 폭발사고의 악몽을 되살리기에 충분했다. 이번 사고는 잇단 대형사고에도 불구, 개선되지 않은 안전불감증과 허술한 도시방재체제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뿐만아니라 사고직후 당국의 대응과 조치에도 미숙함을 드러냈다.

정부는 아현동과 대구 지하철 가스폭발사고 이후 「땜질처방―대형사고」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다짐했다. 지하철 공사장에 대한 대규모 안전점검과 지하매설물 실태조사, 관련자 안전교육 등에 법석을 떨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그동안의 대책들이 적당주의에 그쳤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에 따르면 가스관 수도관 등 각종 파이프가 매설된 지점에서 지하철공사를 할 때는 해당 파이프의 관리담당자를 입회시켜 공사를 진행하게 돼 있다. 특히 가스는 새기만 하면 폭발하는 인화성물질인 데다, 도심 지하에는 지상보다 발화원인이 많고 가스가 농축될 가능성이 커 폭발 위험성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통상 가스관은 위에서 철근으로 매달고 밑에서 떠받치는 안전장치를 마련한 뒤 가스관 관리담당자의 확인을 거쳐 공사를 시작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관리담당자가 없는 상태에서 임의로 굴착작업을 하다 가스관을 훼손시킨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가스관이 매설돼 있을 경우 중장비가 아니라 사람의 손으로 작업해야 하는데도 이같은 안전수칙을 무시하는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가스폭발사고의 원인이 매우 단순하다고 지적한다. 대형사고의 이면에는 한결같이 공사비 절감을 위한 공기단축과 부실시공, 허술한 현장감독 체계, 완공 후 행정당국의 허술한 관리 및 무신경 등이 엿보인다. 지하공사시 관계기관 및 업체간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미비, 지하매설물에 대한 부실관리 등 고질적인 관행도 대형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다. 이번 사고도 건설업체가 지하매설물의 상태를 사전에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채 무리하게 굴착공사를 벌이다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사고후의 대응에도 안전불감증을 그대로 드러냈다. 도시철도공사는 사고직후 하오 2시5분부터 45분간 지하철 5호선 상하행선 22편을 공덕역에 정차시키지않고 통과시켰다. 도시철도공사는 『대합실로 가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어 공덕역을 폐쇄하고 승객의 승하차도 막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역 폐쇄와 무정차 통과에 그칠 게 아니라 아예 운행을 중단했어야 옳다는 지적이 많다. 사고현장과 지하철 5호선 공덕역은 불과 2m거리로 가스가 역 대합실과 선로에 유입됐다면 전동차가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불꽃 등으로 대형 참사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것이다.<박광희·윤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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