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 정부나 기업은 물론 가정에서조차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는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한때는 소비가 미덕이라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처구니없는 경제논리가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언제부터인가 대학가는 환락가의 화려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제는 이러한 분위기가 대학가의 모습이라고 여겨질 정도가 되었다. 이전에는 명동이나 강남의 대형상가와 유흥가에 형성되던 이른바 「로데오거리」가 어느틈엔가 대학가로 옮겨져 젊은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소비성을 부추기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의 대학가를 가보아도 주변은 사색과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형형색색의 요란한 업소들이 빽빽이 자리잡고 나날이 번창하고 있는 우리의 대학가는 「어울리는」 생활공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대학가다운 분위기속에서 학생들이 지성을 닦는 미국의 대학은 매년 각 전공별로 순위가 매겨진다. 그래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경쟁도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여러 정보채널을 통해 우리 대학가의 순위를 매겨보면 어떨까. 오렌지족이 활보하는 로데오거리가 형성됐다면 그 대학의 학습환경면에서 평점이하의 점수가 매겨질 것이다. 결론은 명백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관계당국이 미처 신경을 못쓴다면 대학과 학생들이 나서서 자구책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한다. 모든 학생들이 총학생회를 구심점으로 하여 스스로 학교 주변을 정화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학생신분에 어긋나는 과소비를 솔선수범해 차단하면 된다. 옛날처럼 대학 주변은 실비집만 있도록 하고 고급스런 카페와 여관은 멀리 추방하자. 그리고 모든 동아리 모임은 캠퍼스내에서만 갖자.
지금은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본연의 의무에 충실할 때다. 때문에 늦게나마 대학가가 더이상 유흥가가 되지 않도록 자성의 캠페인을 벌이는 연세대 총학생회의 결정은 단비같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때는 히피의 발생지였지만 지금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업에만 열중하고 있는 미국 버클리대는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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