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2기 내각에 자파심기 1R이어/상대인사 내몰기 권력암투 본격화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총리와 아나톨리 추바이스 제1부총리간의 내각 주도권 다툼이 「제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집권 2기 첫 개각을 앞두고 새 내각에 자파인물을 한 사람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 애써온 두 사람은 이제 「상대편 각료 밀어내기」에 전력을 투구하고 있다.
초반 판세는 개혁성향의 보리스 넴초프 제1부총리를 끌어들인 추바이스 진영의 판정승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우선 체르노미르딘 진영에 속한 보수성향의 표트르 로디오노프 연료 및 에너지장관이 4일 사임했다. 그는 전력를 공급하는 연합에너지시스템과 천연가스 공급업체 가스프롬의 독점체제를 타파하려는 추바이스―넴초프의 정책구상에 반발, 각료직을 버렸다. 그는 체르노미르딘이 총리직에 오르기 전까지 맡아온 가스프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의 총책임자 출신으로 추바이스 진영의 밀어내기 전략에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겐나디 멜리키얀 사회·노동장관이 3일 사회개혁의 방향과 폭, 속도를 둘러싸고 상사격인 넴초프 제1부총리―올레그 스수예프 부총리와 충돌한 끝에 사표를 내던졌다. 92년 6월 노동장관으로 옐친정부에 입각, 장수를 누려온 그는 지난달 27일의 총파업을 계기로 개혁파 부총리들과 등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멜리키얀 장관은 체르노미르딘이 이끄는 정당 「나쉬 돔 로시아」(우리 집 러시아)의 집행위원을 맡는 등 확실한 체르노미르딘 계열로 분류되고 있다. 추바이스는 또 총리 행정실에도 자파인물인 세르게이 바실리예프 전 경제부 차관을 심는데 성공했다.
이에 반해 체르노미르딘측은 유리 야로프 전 부총리를 크렘린 행정부실장으로 끌어 옐친 대통령과의 대화 채널을 확보한 것 외에 아직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체르노미르딘측은 여전히 내각에 상당한 인맥을 확보하고 있어 추바이스보다는 유리한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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