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위주 실용서에서 문화·건축 등 테마기행까지 여행서적 봇물/개정판 여부 꼼꼼히 살피고 지도·전화번호 등 자기만의 가이드북 만들길여행은 「세상이라는 거대한 책」을 몸으로 직접 읽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사전정보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고 여행의 밑그림을 그려보기 위해선 몸으로 읽기에 앞서, 눈으로 먼저 읽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서 「책으로 떠나는 여행」은 여행의 첫걸음, 워밍업이다.
여행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단순한 정보 위주의 실용서부터 읽는 재미를 고려한 주제별 여행서, 여행 관련 에세이 등 각종 여행 관련서들이 그야말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여행 관련서의 베스트셀러는 아직까지 단연 정보 중심의 여행서들. 「자신만만 세계여행」(삼성출판사), 「우리는 유럽으로 간다」(민서출판사) 등의 배낭여행 정보서들과 「서울에서 가까운 40명산」(산악문화), 「아름다운 그곳 언제 가면 좋을까」(두산동아) 등 국내여행 정보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단 나가고 보자」는 초보 여행자들은 주로 정보 중심의 실용서를 통해 여행지 정보를 수집하기 마련. 그러나 여행 경험이 늘수록 여행지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여행의 진면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른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를 터득하게 되는 것.
문학평론가 김병익씨의 「페루에는 사람들이 산다」(문학과 지성사), 신영복씨의 「나무야 나무야」(돌베개), 소설가 박완서씨의 티베트·네팔 기행 산문집 「모독」(학고재), 건축가 김석철씨의 「세계건축기행」(창작과 비평사) 등이 최근에 나온 인기있는 기행 산문집들. 단순한 여행 정보뿐만 아니라 여행지의 문화를 배우려는 여행자들의 변화한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책이 출간되자 겉핥기식 여행서가 아니라 그나라 사람들의 삶을 속속들이 보여주어 좋았다는 독자들의 전화가 많이 왔다』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있는 오지여행가 한비야씨의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을 낸 금토출판사 편집장 박종용씨의 말이다.
여행 실용서의 조건은 뭐니뭐니해도 정보의 정확성. 『여행을 다녀와서 책의 몇 페이지, 몇째 줄에 실린 버스 번호가 틀려서 고생했다고 항의하는 독자들도 있다』 한 여행 전문서적 출판사 관계자는 말했다. 정확한 정보가 좋은 여행서의 관건이라는 것. 여행 전문가들은 『멋진 화보나 구구한 설명보다 정확한 지도 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행지에 대한 세세한 설명은 차이가 날지라도 지도가 틀리면 여행지에서 큰 낭패를 보기 때문.
최신 정보를 얼마나 빨리 「업데이트」했냐는 것도 여행서의 기본 조건. 92년 출간이후 꾸준히 팔리고 있는 「우리는 지금 유럽으로 간다」(민서출판사)의 경우 6개월마다 개정판을 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출판사는 각 지역마다 리포터를 두어 최신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여행 전문서적 출판사들은 대부분 이같은 방법으로 개정판을 내고 있다. 번역서보다는 출판사 편집부에서 직접 취재해 정보의 현장성을 확보한 책을 고르는 것도 요령이다.
여러권을 비교하며 참고하는 것도 좋은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중 하나. 『여행서 한 권으로 모든 정보를 얻을 수는 없다. 실용서 한 권과 여행지의 문화를 알 수 있는 기행서를 참고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행전문 카페 「세상의 모든 여행자들」에서 여행 상담을 맡고 있는 강용수씨의 도움말이다.
그러나 「책 속의 여행」이 살아 숨쉬는 여행은 될 수 없는 법. 여행 정보서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된다. 책은 책일뿐이니. 여행정보 도서관이나 자료실, 각국 관광청의 사무소 등을 통해 가능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이 그렇듯 직접 발로 뛰는 것이 필요하다. 『책에 담긴 정보로 만족해서는 안된다. 가능한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고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을 통해 책을 통해 얻지 못한 생생한 경험담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직접 취재해 모은 정보들로 자신만의 가이드 북을 만들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구촌 여행 정보자료실」의 김광택씨의 조언이다.<김미경 기자>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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