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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안도… 실망…/청와대·정치권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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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안도… 실망…/청와대·정치권 반응

입력
1997.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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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예상된 답변” 큰 관심 안보여/신한국­대선자금 핵심 피하자 한숨돌려/국민회의­전면부인 계속되자 허탈 표정/자민련­“진실규명 정부·여 협조에 달려”정치권은 7일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청문회에서 「한보의혹」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막상 정씨가 핵심질문을 비켜가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신한국당은 정씨가 92년 대선자금과 김현철씨 문제와 관련, 『아는 사실이 없다』로 일관하자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당은 정씨의 부실한 증언내용이 여권에 의해 인위적으로 작용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러나 여야는 모두 정씨가 이날 「정태수 리스트」의 실상을 일부 거론하자 정치권에 미칠 그 여파를 저울질하며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청와대는 대선자금 등 민감한 사안이 드러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담담한 표정이었다. 정무수석비서실 등 대부분의 사무실에서 청문회 생중계를 지켜봤으나 정씨가 예상대로 『모르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하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한 고위관계자는 『지켜볼 뿐이다』라는 짧은 언급으로 청문회에 관한 청와대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 관계자는 『청문회에서 집중표적이 된 「정태수 리스트」는 검찰에서도 수사 실무자 외에는 2∼3명밖에 모르는 것으로 김영삼 대통령도 구체적인 보고를 받지않았다』며 『검찰이 당장 수사에 들어가는 것도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선전에 온양에서 당시 김영삼 후보와 정씨가 만났다는 야당의원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답변하는 정씨도 문제지만 특위위원들의 질문도 실질적인 내용이 없어 미흡한 것같았다』며 청문회진행 소감을 밝혔다.

○…이회창 대표 등 신한국당 주요당직자들은 TV생중계를 통해 92년 대선자금, 김현철씨 관련여부 등 핵심의혹에 대한 정씨의 답변을 주의깊게 청취하면서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고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이윤성 대변인은 이날 상오 『청문회가 특혜와 대출압력 등 한보의혹의 진상이 밝혀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씨가 대선자금 등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며 핵심을 피해나가자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그것 봐라. 대선자금이라는 게 증거가 있어야 해명을 하든, 매듭을 짓든 할 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정태수 리스트」가 일부언론을 통해 이날 보도되자 한 당직자는 『지금까지 흘러나온 얘기를 모아놓은 것 아니냐』며 『명단이나 보고를 들은 적이 없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조세형 총재권한대행, 한광옥 사무총장 등은 국민회의 당직자들도 이날 상오 여의도 당사에서 TV를 시청하다 기자실에 들러 흥분한 어조로 『정씨의 증언은 국민을 철저히 농락하는 것』이라면서 실망감을 표시했다. 국민회의는 특히 정씨가 92년 대선당시 김영삼 대통령에게 600억원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산업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대출받았다는 설 등을 전면부인하자 허탈한 표정이었다. 일부 당직자들은 『정씨가 대선자금 등 핵심쟁점에 대해서는 부인으로 일관하면서 야당의원이 포함된 일부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주었다고 시인한 것은 석연치 않다』며 발언배경에 의문을 나타냈다.

○…김종필 총재 등 자민련의 주요당직자들도 TV를 통해 청문회를 줄곧 지켜보았으며 안택수 대변인은 『청문회의 성패는 정부·여당이 진실규명에 협조하느냐에 달려있다』며 논평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정씨가 입을 굳게 다물자, 이를 정부와 여당의 성의부족 탓으로 돌렸다. 특히 안대변인은 「정태수 리스트」와 관련, 『직접 밝히지 않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밝혀 검찰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손태규·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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