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 고통 이민여성들에 친정역할/“아직도 상당수 가정폭력에 시달려”『70년대 중반 살인죄로 기소된 재미동포 간호사의 구명운동을 하면서 이국땅에서 고통을 겪는 여성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LA가정법률상담소 창립자인 재미사업가 유분자(62)씨가 1일 방한했다. 적십자병원 초대 간호사업국장으로 일하다 간호사 인력수출로 68년 미국에 이민간 유씨는 75년에는 재미 간호협회를, 84년에는 LA 가정법률상담소를 창설한 재미동포 여성권익의 대변자.
가정법률상담소와는 70년대초 모금을 위해 미국을 찾은 이태영 박사를 만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재미간호사 모임에서 『입하나 더는 것이 애국인 시대에 돈까지 벌어주니 당신들은 정말 애국자』라고 한 이박사의 강연에 감동을 받아 100인 회원이 되었고 당시로서는 거금인 700달러를 내놓았다. LA에 한인이 점점 늘어나자 유씨는 LA가정법률상담소를 여는데 발벗고 나서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유씨는 『이민 1세 여성들은 자녀교육 가사 직장일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려 왔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말도 안통해 고통을 겪는 이민 여성들에게 친정부모이자 언니 친구 역할을 하자는 것이 가정법률상담소의 창립정신』이라며 『그때나 지금이나 상담의 대부분이 가정 폭행이라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유씨는 『여성들의 의식이 미국에서 달라지는 반면 남자들은 여전히 가부장적인 태도를 버리지 못하는데서 가정폭력이 빈발한다』며 LA교민의 가장 큰 파경원인도 가정폭행이라고 지적한다. 최근에는 이때문에 자살한 중년여성도 있었다고 한다. 유씨는 91년에 가정법률상담소 오렌지카운티 지부를 열어 현재 이사장으로 있다.
유씨의 정식 직함은 동양음식 레스토랑 체인 「비지비(busy bee)」 회장. 함께 이민간 요리연구가인 언니 유화자(70)씨와 73년 열었는데 현재 미국내에 12개의 체인점을 거느리고 있다. 이번 방한도 「비지비」의 국내 체인점을 용인 에버랜드에 개설하기 위해서이다.
유씨는 『매맞는 여성을 위한 쉼터를 건설하는 것과 미군과 결혼한 여성들을 위해 타코마시에 상담소 지부를 내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8일 이한한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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