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대계 시사만화가 래넌 루리(65)가 이집트 입성을 앞두고 「전력」시비에 휘말렸다.102개국 1,092개 신문·잡지에 만화를 게재중인 루리는 최근 아랍의 맹주인 이집트의 관영 알 아람지와 계약을 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2중 국적자로 아랍권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 온 그로서는 아랍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알 아람지도 연일 1면에 루리 관련 사고를 내는 등 그와의 계약에 흡족해 하고 있다.
그러나 이집트 기자연맹 등은 『루리는 중동전에서 이집트 병사를 수없이 죽인데다 만화를 통해서 아랍권을 악의 소굴로 묘사한 우리의 적』이라며 그의 이집트 진출에 반대하고 있다. 루리가 67년 「6일 전쟁」 등에 이스라엘 군인으로 참전했고, 시사만화가로 아랍권을 모질게 비난해 온 과거를 문제삼은 것이다.
이들은 『이스라엘 사람 모두가 아니라 우리에게 총을 겨눈 루리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유대인에게 나치만행이 잊혀지지 않듯 루리도 우리에게는 마찬가지 존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알 아람지가 루리와의 계약을 취소하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시민운동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루리는 이에 대해 『6일 전쟁때는 예비역 장교로 후방에 있는 등 이집트 전선에 나선 적이 없다』며 이집트와의 구원을 부인한 뒤 『유대인이라고 해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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