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16명 ‘우리시대의 초상아버지’전가정에서 소외되고 직장에선 버림받은 아버지. 그 아버지가 치명적인 병을 앓다가 조용히 숨져가는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은 소설 「아버지」에 이어 「아버지」 그림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까지 갤러리사비나(02―736―4371)와 문화일보갤러리(02―3701―5760)에서 열리고 있는 「노년, 그 삶의 표정」전과 18일∼5월31일 성곡미술관(02―737―7650)에서 펼쳐지는 「우리시대의 초상―아버지」전은 자식들의 무관심을 반성하게 하고 새삼 효심을 일깨워주는 자리이다.
「노년, 그 삶의 표정」전은 인물화로 승부를 걸고있는 한국화가 박순철씨가 2년만에 마련한 세번째 개인전이다.
출품작은 우리주변 노인들의 일상적인 삶을 포착한 작품 30여점. 텅빈 방안이나 동네어귀, 때로는 공원에서 보았음직한 노인들의 표정과 모습들이 생동감있는 수묵의 붓질로 살아났다. 대낮 공원벤치에 앉아 졸고있거나 세차게 내리는 빗속에서 비닐우산을 들고 골목을 돌아가는 장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습 등에서 온갖 세파를 겪어 낸 그들의 한을 느낄 수 있다.
중견작가 16명이 참가하는 「우리시대의 초상―아버지」전은 최근 확산되는 「아버지 신드롬」을 다양한 조형언어로 보여준다. 「안면초상, 표정」(서정태 심현희씨 등 4명), 「현실의 삶 속에 투영된 아버지」(오상욱 이종구씨 등 7명), 「회상―유년시절 추억 속의 아버지잔영」(임영선 박실씨), 「상징적, 초현실적 메시지」(유인 윤석남씨 등 3명) 등 4개의 개념에 따라 아버지의 모습과 빈자리를 돌이켜본다.
선친이 즐겨입던 옷과 모자를 스펀지 모형에 입힌후 압축시킨 설치작품, 힘겨운 농삿일로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을 담은 회화 등을 선보이고 작가들이 눈물로 참회하며 쓴 편지들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최진환 기자>최진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