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측 집요한 질문에도 굳게 다물어/여선 DJ·JP 대선자금 의혹 맞불작전「대선자금」은 「정태수 청문회」의 시작이자 끝이라 할 수 있다.
『92년 대선때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이 당시 김영삼 후보에게 직간접으로 건넨 거액의 대선자금의 대가로 한보철강에 대한 특혜 대출이 이뤄졌다』는 야권의 주장에서 사실상 한보청문회는 출발한다. 야권은 대선자금 의혹 규명을 통해 현 정권의 도덕성과 정권재창출 의지에 치명상을 입힌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야당도 92년 대선자금 수수와 관련, 여러가지 강한 의혹을 받고 있어 대선자금 파문은 정치권 전체를 강타할 가능성이 크다. 여권은 궁지에 몰릴 경우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총재의 대선자금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는 맞불작전으로 나갈 가능성이 적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씨가 청문회에서 대선자금 제공사실을 시인할 경우 정치권이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정씨는 7일의 청문회에서 굳게 입을 다물었다. 야당의원들의 집요한 질문에도 불구하고 그는 철저하게 부인으로 일관했다. 선거법이 보장하는 정치헌금 기부행위를 했을 뿐 불법적 「정치자금제공」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한국당도 대선은 물론 차기정권에서 여전히 부담이 될 대선자금의 고리를 미리 끊기위해 공세를 펼쳤으나 정씨는 입을 열지 않았다.
결국 「정태수 청문회」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정치공세의 한계만 극명하게 드러낸 꼴이 되고 말았다. 대선자금의 실체에는 근접 조차하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정씨의 주장만 부각시키면서 대선자금 의혹은 더욱 깊은 미궁으로 빠져버릴 가능성이 높아졌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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