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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화학무기협약 비준 왜 난항겪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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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화학무기협약 비준 왜 난항겪나

입력
1997.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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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북 참여 불투명” 상원서 제동화학무기 금지협약의 비준문제를 놓고 미국내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고 있어 이 협약이 발효되더라도 앞으로 화학무기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화학무기금지협약은 지난 25년간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협상을 거쳐 93년 1월 체결된 국제협약으로 그동안 모두 70여개국이 비준했으며 29일 정식으로 발효된다.

이 협약은 화학무기의 개발과 생산, 비축, 이전, 사용금지는 물론 기존의 보유분과 평화적 목적으로 전용허가된 시설을 제외한 모든생산시설을 10년내 폐기토록하고 있어 70년 발효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맞먹는 중요한 국제적 군축조약이다. 세계각국이 이 협약을 비준하고 있는 마당에 정작 이 협약을 주도한 미국은 의회내의 일부 상원의원들의 반대로 발효가 임박했음에도 불구, 비준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 협약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인물은 제시 헬름스 상원외교위원장이며 약 25명의 상원의원들이 그의 견해에 동조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고 있는 반대이유는 우선 이 협약의 이행을 감시할 수 있는 검증체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북한 이라크 리비아 등이 참여를 거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 국가를 제재할 수 있는 수단도 없으며 화학무기의 최대보유국가인 러시아의 참여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미국이 확실한 보증도 없이 이 협약을 비준한다면 오히려 국익에 커다란 손해가 된다는 것이다.

반면 빌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이 이 협정을 비준하지 않을 경우, 국제적인 화학무기 제거노력이 물거품이 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지도력과 신뢰도 등 국가위상이 실추된다면서 기한내 비준을 촉구하고 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이번주 이 협정에 대한 청문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미 의회의 비준으로 이 협약이 발효되더라도 이 협약에 참여하는 국가는 80여개국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NPT가입국가가 185국임에 비교할 때 이 숫자는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역시 의회의 반대에 직면해 있는 러시아는 물론 화학무기를 보유 또는 생산할 수 있는 북한 등 20여개국은 앞으로 계속 이 협약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핵무기 다음으로 가공할 위력을 가진 화학무기의 규제는 계속 험난한 과제로 남게될 전망이다.<이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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